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더민주 친문당 되면 손학규 국민의당 안 간다?


입력 2016.08.26 04:18 수정 2016.08.26 04:47        이슬기 기자

친문 지도부 구축으로 반대 세력 규합할 원동력 강해져... "3지대에선 불가능"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둘러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두 발은 어디를 향할까.

당권 레이스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뒤늦게 합류한 김상곤 후보의 ‘호남 대표론’과 초반 약세를 딛고 선전 중인 이종걸 후보의 ‘야권통합론’이 막판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다만 일찍이 형성된 추미애 후보의 대세론을 추격하긴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당장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친문(친 문재인) 후보들이 대거로 당선되면서 친문 지도부 대형이 구축됐다.

이에 전대 이후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대선 주자들의 행보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손 전 고문의 행보다. 그간 당 안팎에선 추 후보의 당선으로 친문 체제가 현실화 될 경우, 손 전 고문이 더민주 당적을 버리고 국민의당을 선택하거나 제3지대에서 세력을 형성해 대선 국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대세론과 더불어 추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당초 예상과는 달리 손 전 고문의 더민주 잔류설이 힘을 받고 있다. 야권 내에서 친문계의 폐쇄성에 반발하는 정서를 딛고 의외의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이는 앞서 지난해 새정치연합(더민주 전신)의 2.8 전대에서 박지원 당시 당 대표 후보가 비문 세력 규합을 기반으로 문 전 대표와 초접전을 벌였고, 이를 기반으로 신당 창당에도 상당 부분 힘을 얻은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더민주 중진 의원실 관계자는 “김상곤 후보가 치고 올라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당내 선거에선 대세를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 만약 추 후보가 당선되면, 오히려 손학규 전 고문으로서도 비문 세력을 규합하며 활동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며 “여의도 안에서 제 아무리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도 대선은 결국 세력과 인지도인데, 정당을 벗어나 제3지대에서 승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손 전 고문이 그걸 모를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여론조사 기관 핵심 관계자도 “제3지대를 두고 각 진영에서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는데, 현재는 손 전 고문 쪽이 중심이 되어 언론에 의도적으로 흘리는 걸로 보인다”며 “대선 경선 국면에서 친문계가 더 폐쇄적으로 뭉칠수록 반대급부의 세력이 규합하고 대항하기 용이해진다”고 내다봤다. 다만 손 전 고문의 경우, 더민주 잔류 여부를 떠나 일단 인지도를 고려할 때 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내놨다.

물론 추 후보도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친문계 인사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비경선 이후 특정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현상이 또렷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특히 권리당원과 대의원 중 이른바 ‘표 동원력’을 자랑하는 각 지자체장들이 지역 이익을 대변할 만한 인물로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게 당 다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아울러 주류계의 분화 현상으로 안희정 충남지사가 자신의 세를 구축할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측근이자 손학규계 인사로 꼽히는 정장선 총무본부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대 이후 역할을 묻는 질문에 “앞으로 정치판에 변화가 있지 않겠나. 손학규 전 고문도 추석을 전후로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고, 김종인 대표도 경제민주화 강연활동을 많이 하실 것”이라며 “우리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고, 그런 측면에서 내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슬기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