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김종인 "정체성 흔들렸다? 도대체 이 당 정체성이 뭔가"
"한 정당이 지향하는 바도 아닌 정책적 사항 갖고 정체성 흔들렸다 비난...명확하게 답 주지도 못해"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회를 하루 앞두고 '정체성 논란'에 대해 다시 입을 열었다. 지난 7개월의 재임 기간 동안 사드 배치 당론채택 유보 등 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전략이 당 정체성을 흔들어 놓았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도대체 더민주의 그 정체성이 무엇인지 파악을 못 하겠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26일 오전 MBC 라디오에 인터뷰에서 "더민주의 정체성이라는 것에 대해 잘 납득이 안 간다. 한 정당이 지향하는 바가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체성이면 인정을 하겠는데, 그 외에 특별한 정책적 사항 등을 갖고 정체성이라고 한다면 나는 파악을 못 하겠다"며 이같이 말한 뒤 "도대체 무슨 정체성에 맞지 않느냐고 물어보면 명확하게 답을 주는 사람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내가 햇볕정책을 강조하지 않는다고 정체성 위반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햇볕정책은 평화통일을 위한 과정속에서 하나의 전술적인 목표로 사용했던 것이지, 그것이 언제나 적용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것을 정체성이라고 하면 내가 납득할수 가 없다는 뜻"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즉 더민주 내부에서조차 장기간에 걸친 당의 비전과 단기적인 정책을 혼동해 정체성 논란을 끊임없이 일으켰다는 것이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사드배치라는 것이 한미안보조약의 틀 속에서 생각을 해야지, 만약에 우리가 한미안보방위조약이라는 것이 없고 미군이 주둔하지 않았다면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또한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선 "결과적으로 우리에게 군사적 위협을 끼칠 수 있는 가능성이 증대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철저한 대비체제를 세워야 하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본다"며 "그동안 한미 방위조약을 전제로 우리 안보가 유지되었기 때문에, 그 점을 더 강화하고 협력이 잘 돼야만 안보 태세에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의 한 축으로 손학규 전 상임고문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김 대표는 "손 고문도 10년 전에 대선 출마의 뜻을 갖고 활동을 했던 분이기 때문에 아직도 그런 것에 대한 미련이 전혀 없지 않을 것"이라며 "본인 나름대로 여러 생각을 하리라 보는데, 정계은퇴를 했지만 최근 나라 경제상황 등이 절벽에 부딪치면서 여태까지 정치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무슨 역할이라도 해야하게 않겠냐는 생각을 하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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