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오밍의 은퇴 이후 자타공인 아시아 최고의 센터로 자리매김한 하다디는 한국 농구에도 공포의 대상이다. SBSSPORTS 방송화면 캡처
218cm의 아시아 최고센터 하메드 하다디(31·이란)는 역시 한국 농구의 천적이었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19일(한국시각) 테헤란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2016 아시아 챌린지에서 이란에 47-77 대패, 대회 준우승에 만족했다.
예선 2라운드에서도 이란에 무려 38점차(47-85) 완패를 당한 것에 이어 또 굴욕을 뒤집어썼다. 결승에서 깜짝 설욕을 노렸지만 하다디를 앞세운 이란 앞에서 높이와 기량의 큰 격차만 재확인했다.
한국은 이란과의 결승에서 리바운드 싸움에서만 27-64로 크게 밀렸다. 공격 리바운드를 무려 34개 내줬는데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개를 하다디가 따냈다.
하다디는 20점 23리바운드 3블록으로 골밑을 장악했다. 하다디는 예선에서도 29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한데 이어 2경기 연속 한국의 골밑을 폭격했다. 한국이 이중, 삼중 협력 수비로 하다디를 막기 위해 육탄방어까지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야오밍(중국) 은퇴 이후 자타공인 아시아 최고의 센터로 자리매김한 하다디는 한국 농구에도 공포의 대상이다. 이란이 아시아 농구의 강자로 성장한 데도 하다디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은 2000년대 후반 이란과 숱하게 격돌했지만 하다디를 막지 못해 무너진 경우가 부지기수다.
한국이 하다디의 이란을 상대로 타이틀이 걸린 대회에서 승리한 것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이 유일하다. 당시 한국은 유재학 감독의 변화무쌍한 수비전술과 김종규의 몸을 사리지 않는 육탄방어를 앞세워 이란을 2점차로 간신히 제쳤다.
당시 하다디는 14점 6리바운드에 그쳤다. 한국전을 상대로 역대 가장 부진한 성적이다. 하다디는 당시 심판 판정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며 시상식 단상에 오르는 것을 거부하기도 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의 악연 때문인지는 몰라도 하다디는 이후 한국전에서 더욱 불타올랐다. 하다디는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8강전에 이어 올해 아시아챌린지에서 연속으로 한국을 대파하는데 앞장서며 아시안게임의 빚을 톡톡히 설욕했다.
현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허재 감독에게도 하다디와 이란은 악연 중 악연이다. 허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출전했던 2009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이란에 패해 사상 최악인 7위에 그치는 텐진 참사를 겪었다. 2011년 우한 대회에서도 이란에 완패를 당했다. 허재 감독은 이란을 상대로 올해 7월 존스컵에서는 승리한 바 있지만 당시에는 하다디가 없었다.
한국농구는 서장훈-김주성-이승준의 대를 이을만한 대형 빅맨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최장신센터 하승진에게 많은 기대를 걸었지만 잦은 부상 등으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20대 빅맨중 김종규-이종현-이승현 정도가 있지만 국제 대회 기준으로는 사이즈와 경쟁력이 모두 떨어진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약점이던 높이가 더욱 약해졌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주성이 대표팀을 은퇴하고 오세근-이종현도 부상으로 하차, 이승현과 김종규가 힘겹게 싸워야했다. 하다디가 30대를 넘기면서 전성기에서 서서히 내려오고 있지만 막을 방법은 없다. 하다디가 은퇴하기 전까지 한국농구가 이란을 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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