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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포기' 대신 '김정은 없는 북한' 목표 삼아야


입력 2016.10.06 10:12 수정 2016.10.06 10:14        하윤아 기자

통일국제심포지엄서 "백두혈통신화에 근거한 북한 체제의 본질 간과…통일전략 전환 검토해야"

북한 문제의 해결과 동북아 평화 안정체제를 위해 ‘김정은 없는 북한’을 목표로 주변 국가들을 설득하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자료사진) 노동신문 캡쳐.

백두혈통신화에 근거한 북한 체제의 본질 간과…통일전략 전환 검토해야

북한 문제의 해결과 동북아 평화 안정체제를 위해 ‘김정은 없는 북한’을 목표로 주변 국가들을 설득하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시대정신(대표 이재교)과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USKI)가 공동주최하고, (사)통일전략연구소(소장 김윤태)가 주관하는 ‘2016 한반도통일국제심포지엄’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를 듣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 ‘국제공조를 통한 통일문제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에 나선 이지수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핵 포기’를 목표로 북한을 설득 내지 강압하려는 지금까지의 노력을 ‘김정은 없는 북한’을 목표로 주변 국가들을 상대로 설득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 개선 방안이나, 민주화로의 유도 방안, 북핵 저지 전략 등이 북한체제의 본질적인 문제를 우회해서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가 힘들다”며 “한국정부는 직접 섣부른 통일정책을 추구하기에 앞서 먼저 ‘김정은 없는 북한’을 이슈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내외부에 긴장 조성, 고도로 통제된 수준의 개방, 폭력적 통치 등으로 요약되는 북한 정치권력의 유지·강화 방식이 바뀌기 전에는 북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물론, 상황 변화의 조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이 교수의 말이다. ‘김정은 없는 북한’ 즉, 일반 사회주의 국가와 유사한 성격을 가질 때에야 비로소 그동안의 전략들이 통용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김정은 없는 북한’으로의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전략의 핵심은 북한 체제의 성격을 일반 사회주의 국가 수준으로 우선 회복시키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조선노동당의 존재와 일당 통치체제를 국제사회가 수용해야 한다. 다만 탈 백두혈통, 탈 김정은을 최소한의 요구사항으로 국제사회가 합의문을 공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 없는 북한의 시장경제로의 개혁과 국제시장으로의 개방은 북한의 핵 포기를 촉진할 것이며, 인권 상황이나 민주화 지표도 개선될 것이다. 아울러 북한이 상호 협력과 교류의 장에 동참함으로써 동북아 정세도 비로소 안정될 것“이라며 “중국과 러시아로서는 김정은 없는 북한이 동북아 정세 안정화에 기여할 우방이 될 것이라고 기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이 같은 전략적 목표를 실행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주변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포기와 확산 저지를 위한 노력이 국제공조의 실패가 아닌 상대의 본질을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점, 백두혈통신화에 근거한 북한체제의 본질을 간과한 전략을 내세워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려 통합적인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일깨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정부가 제시하는 통일문제 해결방안에 대해 주변국가의 동의를 얻는 과정이 국제공조를 통해 통일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협력방안의 첫 단추”라며 “본질적 처방을 외면한 대응은 자칫 상황을 불확정적 혼란으로 몰고 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가장 확실하고 저비용의 ‘김정은 없는 북한’ 전략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발 문제들의 해결 실마리는 ‘김정은 없는 북한’에서 비로소 가능할 것이며, ‘김정은 없는 북한’은 궁극적으로 남북 교류, 한반도 평화, 동북아 안정 단계를 거치면서 한반도 통일의 온전한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홍성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영호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홍성기 아주대 기초교육대학 교수, 이지수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오경섭통일연구원 연구위원 등 국내 전문가를 비롯해 니시노 준야(Nishino Junya) 일본 게이오대 정치학과 교수, 제니 타운(Jenny Town)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부소장, 이브라힘 프라이햇(Ibrahim Fraihat) 브루킹스연구소 수석펠로우 등 해외 전문가가 발표자로 참석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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