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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지역에 선물만 퍼주는 김정은, 방문은 언제?


입력 2016.10.29 06:43 수정 2016.10.30 17:43        하윤아 기자

수해지역 아파트 살림살이 준다는 이야기도…'민심 달래기용' 선물공세

전문가들 "김정은 상황 위험해 못 가고 있어, 안정되면 방문할 것"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 9월 30일 함경북도 경원군 후석지구 '살림집건설전투장' 사진을 게재했다. 노동신문 캡처.

수해지역 아파트 살림살이 준다는 이야기도…'민심 달래기용' 선물공세
전문가들 "김정은 상황 위험해 못 가고 있어, 안정되면 방문할 것"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수해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됐지만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은 여전히 피해지역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북한은 김정은의 '애민 정신'를 선전하며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최근들어 일부 피해지역에서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위해 건설하고 있는 아파트(살림집)에 살림살이를 선물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흉흉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25일 수해지역에 건설된 살림집 입주에 맞춰 당국이 입주 세대에 유선전화기와 컬러텔레비전을 등 각종 전자제품 살림살이를 갖춰 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이 소식통은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집을 지었으면 얼마나 잘 지었겠느냐'는 불안감을 표시하는 주민들이 많다"며 "정작 먹을 것도 없고 집이 부실한데, 살림살이 선물에 기뻐할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어려운 여건에서 생활하고 있는 주민들이 김정은의 선물을 반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은이 수해지역 주민들에게 물고기 등 식료품과 학용품, 담요를 선물하고, 학생들을 최신 시설이 갖춰진 강원도 원산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에 보냈다고 보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는 피해지역 인민들에게 크나큰 사랑을 부어주고 계신다"고 선전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수해현장 시찰에 나선 북한 최고위층은 사실상 박봉주 내각 총리가 유일하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9일 박봉주가 함경북도 회령시와 연사군 등을 방문해 현지에서 피해복구 상황을 살펴봤다고 보도했다. 그보다 앞선 지난 10월 초 최룡해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이 피해지역을 방문한 바 있지만, 주민들은 만나지 않고 일부 간부들만 만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김정은은 수해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 현장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신 각종 선물공세로 이반된 민심을 달래기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대북 소식통은 26일 '데일리안'에 "함경북도 온성 남양지역에는 아파트가 거의 다 들어서고 복구가 많이 됐지만 회령 등 일부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생활하기 어려운 상태라 주민들 불만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대북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실제 피해 현장을 방문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그 시점은 복구가 완료되는 등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때라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본보에 "지금 민심이 상당히 이반돼 있고, 수해 피해 지역이 워낙 방대해 아직 복구가 덜 된데다 국경경비도 모두 마비된 상태라 가지 못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며 "사태가 굉장히 우려할만하고 위험해 못 가고 있는 상황인데 민심은 굉장히 동요하고 있어 이를 달래기 위해 선물을 계속 퍼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 북한 노동신문이 거의 매일 함경북도 수해복구에 대해 다루고 있고, 무엇보다 그동안 '애민'을 수없이 강조해왔기 때문에 김정은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느 정도 피해가 복구되고 상태가 안정됐다고 판단될 때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영호 강원대 초빙교수 역시 "지금 김정은은 단순히 수해 문제만을 가지고 방문을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그 외 여러 가지 문제가 얽혀있기 때문에 일단 상황이 안정될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며 "그 사이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대규모 선물공세를 하는 부분도 물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일부 전문가들은 수해 복구가 완료된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이를 자신의 공적으로 내세울 수 있을 때를 최적의 시기로 보고 시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향후 피해지역 주민들의 살림집 입주 시점에 자신의 치적을 드러내기 위한 차원에서 김정은이 현장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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