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호, 의상 디자인에서 공연 연출까지...예술가로 입지다져
'단', '묵향', '향연' 등 잇단 호평...홍콩서도 초청공연
패션디자이너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정구호(현 서울패션위크 총감독)씨가 예술가로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패션 디자이너가 공연예술을 연출하는 것이 아직 낯선 풍경이지만 해외에서는 보편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정 감독은 이런 흐름의 선두에 서 있는 패션 디자이너이자 공연 연출가이다. 그는 현대무용가 안성수와 함께 꾸준히 무대작업을 진행해 왔다. 본업인 의상 디자인 뿐 아니라 2012년 국립발레단 '포이즈'의 연출을 한데 이어 2013년부터 국립무용단 '단', '묵향', '향연' 등 무용 공연에서 연출을 맡으며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정 감독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최순실의 측근으로 알려진 차은택 광고 감독과는 그 어떤 관계도 없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차은택 씨를 한번도 본 적이 없다"며 "일부에서 차씨와 함께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오해를 하는 것 같은데 차씨는 1기, 나는 2기 위원이어서 마주칠 일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 폐막식 연출을 맡은 것과 관련해서도 여러 말들이 많지만 오히려 자신은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정 감독은 "평창올림픽 조직위가 정식 계약을 체결해주지 않아 7개월 동안 보수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며 "비선 실세 라인이었다면 그런 피해를 당하고 그만뒀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2013년 국립극장 전속 단체 국립무용단의 '단'과 '묵향'의 연출을 맡은 것도 자신이 무용 연출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결과일 뿐 차씨나 문화체육관광부의 배경이 작용한 것은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정 감독은 "패션 디자이너 활동 이전 부터 이미 무용이나 발레 관련 무대와 의상 디자인 작업을 해왔으며, 지금까지 연출을 맡은 공연만도 20회 가까이 된다"며 "이런 경력 덕분에 국립무용단 공연 연출기회도 생겼고, 실제로 내가 연출을 맡은 작품이 매진기록을 세우기도 하면서 실력도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 씨의 대학원 은사로 '차은택 라인'의 핵심으로 지목된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김 전 장관과는 지난해 '향연' 오프닝 무대 때 처음 만났을 뿐”이라며 "내가 연출한 공연과 관련, 문체부로터 그 어떤 지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향연' 연출 당시 무대 의상 등의 명목으로 수억 원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연출료와 의상디자인, 무대디자인 대가까지 다 포함해 1000만원 정도 받았다"라며 "돈은 다른 일을 하면서 벌지 공연쪽에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연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정 감독이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황태자'로 알려진 차은택 광고 감독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이는 정 감독과 문화계의 현실을 전혀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정 감독은 오래전부터 무용 연출을 해왔으며, 국립무용단의 연출을 맡을만한 자질과 경륜이 충분한 인사"라고 말했다.
한편 정 감독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여성 패션 브랜드 '구호'를 런칭해 프리미엄 여성 패션 브랜드의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 또 지난해부터 총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패션위크는 크게 성장해 세계적인 패션위크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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