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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미국의 마초들이 마초를 선택했다


입력 2016.11.09 18:44 수정 2016.11.09 18:53        문대현 기자

'40대 이상의 저학력 고소득 백인 남성' 트럼프 몰아주기

여성후보에 대한 반감 + 소수인종 증가에 대한 불만 표출

8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주 오크먼트의 한 빵집에서 미국 대통령선거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얼굴을 그린 쿠키를 만들고, 투표소에 가기 전 자신이 뽑을 후보의 쿠키를 사는 이벤트를 하고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꺾고 제45대 미국대통령에 오르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기성 정치에 대한 미 유권자들의 불신이 깔린 상황에서 트럼프가 백인 남성들의 지지를 많이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8일(현지시간) 열린 미 대선에서 트럼프는 주요 경합 주에서 주요 경합 주에서 향후 4년 간 미국을 이끌어갈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처음에 전 세계인 중 기업인 출신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대권을 거머쥘 수 있을 거라고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숨어있던 표'가 엄청 났고 트럼프는 유력 정치인들을 보기 좋게 물리치고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았다.

트럼프의 승리는 공화당의 기존 지지층인 백인들의 응집력이 단단히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를 지지한 백인 유권자는 58%로 알려졌다. 백인 유권자 비율 2000년 78%에서 2012년 71%에 이어 69%(추산)까지 떨어지는 추세지만 이들이 응집할 때 나오는 표의 힘은 엄청나다는 것이 드러났다.

방송사 공동 출구조사에 따르면 주요 경합지인 플로리다의 경우 흑인 유권자의 88%, 히스패닉 유권자의 63%가 힐러리에게 몰표를 던졌음에도 백인 유권자 중 62%가 트럼프를 지지했고 결국 플로리다는 트럼프가 가져 갔다. 다른 경합주인 오하이오에서도 백인 유권자들의 58%를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백인 유권자들은 여성 후보에 대한 반감과 히스패닉 등 소수 인종이 떠오르는 것에 대한 불만을 트럼프를 향한 지지로 표현했다. 이에 따르면 백인들은 8년 간 흑인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경험하며 인종 차별은 극복했지만 성별 차별까지 극복하진 못했다는 분석이다.

또 트럼프 지지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 유권자들에게서 두드러졌다. 오하이오에서 백인 여성 대졸자들의 트럼프 지지율이 55%였던 반면, 남성 대졸자들의 트럼프 지지율이 61%였다. 트럼프는 결국 백인남성 유권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고 볼 수 있다. '마초가 마초를 선택했다'는 말이 근거 있는 이유다.

이와 함께 나이별, 학력별, 소득별 표심 분석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CNN이 투표 후 2만 4537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44세는 클린턴 지지자가 52%로 40%(8%는 무응답)의 트럼프를 앞섰으나, 45세 이상은 53%의 트럼프가 44%의 클린턴을 앞섰다. 학력별로는 고졸 이하의 51%, 전문대의 52%가 트럼프를 지지한 반면, 대졸 이상은 트럼프(45%)보다 많은 49%, 석사 이상은 58%가 클린턴을 지지했다.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저학력자들에게 통한 것으로 해석된다.

수입별 득표 조사에선 큰 차이는 없었으나 5만 달러 미만은 클린턴을, 5만 달러 이상은 트럼프를 지지한 비율이 근소하게 높았다. 이같은 결과에 비춰볼 때 '40대 이상의 저학력 고소득 백인 남성'이 트럼프를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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