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4차전. 시리즈 전적 1승 2패의 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에 3-7으로 뒤져 패색이 짙은 9회초 1사 후 임찬규가 잠실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LG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임찬규의 프로 데뷔 후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 성사됐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부터 엔트리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등판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었다. 임찬규는 NC 타선을 상대로 0.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첫 번째 가을야구 무대를 아쉬움 속에 마무리했다.
2011년 휘문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데뷔한 임찬규는 그해 9승 6패 7세이브 4.46의 평균자책점으로 신인왕 후보에 올랐다. 고졸 신인답지 않은 거침없는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그는 롱 릴리프로 시즌을 시작해 셋업맨, 마무리, 선발까지 투수의 모든 보직을 한 시즌 동안 전부 경험했다. 당시 LG 마운드가 약한 탓도 있지만 마구잡이 등판 및 혹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신체의 성장이 완성되지 않은 만 19세의 선수는 65경기에 등판해 무려 82.2이닝을 던졌다.
데뷔 시즌의 혹사 때문인지 2012년과 2013년 임찬규는 부진했다. 두 시즌 동안 도합 35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1홀드에 그쳤다. 2013년 LG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임찬규는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시즌 종료 후 경찰청에 입대했지만 2014년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LG 임찬규 군 입대 전후 주요 기록 비교(출처: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6년은 LG 임찬규의 전역 후 첫 시즌이었다. 수술과 재활을 거친 뒤 1군에서의 첫 시즌이기도 했다. 시즌이 개막된 4월 2경기에 등판했지만 모두 패전 투수가 됐고 평균자책점 9.45, 피안타율 0.357,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1.103으로 좋지 않았다.
이후 임찬규는 2군에서 3개월 동안 꾸준히 등판하며 조정을 거쳤다. 체중을 늘리고 팔 각도를 쓰리 쿼터로 낮춰 변신을 도모했다. 투구 폼의 변화를 통해 변화구의 낙차를 비롯한 제구는 보다 예리해졌다.
7월 말 1군에 복귀한 그는 9월 초까지 5선발 역할을 맡아 LG의 상승세에 일조했다. 8경기에서 2승 무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19였지만 피안타율은 0.212, 피OPS는 0.701로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기도 있었다.
올 시즌 LG는 성적과 세대교체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에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FA 자격을 취득한 우규민이 만에 하나 LG를 떠난다면 오히려 전력이 약화된 채 2017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LG 마운드의 세대교체는 우규민의 잔류 여부와 무관하게 가속화될 전망이다.
임찬규는 팔꿈치 수술 이후 1군에서 두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만큼 빠른공의 구속 향상을 기대하게 한다. 한 시즌 동안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지속하며 완주할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 일본 고치에서 이루어진 마무리 훈련에 참가한 임찬규가 1군에서 명확한 보직과 함께 자리 잡는다면 LG 마운드는 보다 강력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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