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김무성·유승민 겨냥 "누가 누굴 청산하냐"
친박지도부, 비상시국위 인적쇄신 방침에 '물타기' 공세
'당 대표 했다는 사람', '비서실장 했다는 사람' 거론하며 맞불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의 책임을 놓고 새누리당 내 주류와 비주류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앞서 비주류가 주류를 향해 인적쇄신론을 펼치자 주류 측이 반박하며 '네 탓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조원진 최고위원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태민·최순실·정윤회와 관련된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과 동영상 전체를 모으겠다. 누가 누구를 청산하냐"고 불쾌감을 표했다. 전날(27일) 비주류가 주도하는 비상시국회의에서 "당을 추락시킨 장본인들의 명단을 발표할 것"이라고 나온 것에 대한 대응이었다.
조 최고위원은 "어떤 분은 당 대표를 하면서 최순실·정윤회 사건에 대해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얘기했다. 어떤 분은 (당 대표) 비서실장을 하면서 그 시스템을 알면서도 뒤로 숨었다. 어떤 분은 대선 과정에서 최태민 일가 얘기를 '전혀 아니다'고 했던 사람도 있다"며 "누가 인적쇄신 대상이냐"고 비꼬았다. 조 최고위원이 언급한 '당 대표를 했다는 사람'은 김무성 전 대표, '비서실장을 했다는 사람'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로 해석된다.
그는 또 "저는 9년 동안 최순실을 본 적도 없고 3인방하고도 사적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다"며 "원내수석 파트너는 청와대 정무수석과 정책수석이다. (하지만) 원내수석을 할 때도 3인방하고 사적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당 안팎에서는 친박계 핵심 의원들의 실명이 거론된 '3적‧5적‧10적' 등 최순실 부역자 명단이 나돌고 있다. 앞선 17일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은 '병신(丙申) 친박 5적'으로 이정현·최경환·서청원·홍문종·조원진 의원을 지목한 바 있다. 조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발끈하며 반박 주장을 펼친 것으로 보인다.
조 최고위원은 이어 "이제 분명히 해야 할 것은 하고 말씀드릴 것은 말씀드려야겠다"며 "많은 국회의원들이 대통령보다 3인방의 눈치를 본 사람이 많았잖나. 누가 누구를 청산하나. 입이 없어서 말하지 않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비상시국회의에 대해선 "야당의 의회독재와 정권 헌납 등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며 "일부 탄핵안을 주도하는 비상시국회의 의원에게 경고한다. 이달 안에 해체 안 할 경우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또 김 전 대표를 겨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부역자라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탄핵을 주도하는 저의가 뭐냐"며 "탄핵 후 탈당·분당이라는 짜인 로드맵대로 할건지 솔직해지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새누리당 의원 60명 이상이라는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제가 파악한 바로는 그 반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위원장의 허무맹랑한 말은 그 전에도 많았지만 탄핵에 찬성하는 새누리당 의원이 60명이 넘는다는 것은 거짓이고 여당 분열을 위한 획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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