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여배우라면 꼭 하고 싶은 배역들을 하나둘 섭렵해가고 있는 아이비가 드디어 뮤지컬 '아이다'의 암네리스를 만났다. 공연 개막 전부터 "완벽한 암네리스!" 라는 국내외 연출진의 극찬을 받은 아이비는 그 기대에 화답이라도 하듯 황홀한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아이비는 마치 암네리스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라고 이야기하는 듯했다. 특히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고 화려함의 극치를 선보이는 암네리스 대표 넘버 'My Strongest Suit'를 선보일 땐 객석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이쯤 되면 4년 기다림 끝에 돌아온 '아이다'의 가장 큰 성과는 아이비의 재발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래 잘 하는 댄스 가수로 가요계를 평정하고 뮤지컬계에 입성한 아이비지만, 처음부터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당시만 해도 가수 출신이 흔치 않았던 뮤지컬계에서 편견 어린 시선과 싸워야 했고 대형 스캔들로 인한 항간의 시선도 부담스럽기만 했다.
하지만 아이비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항상 성실하고 깊이 있게 작품을 준비하며 제작진과 동료 배우들의 신뢰를 쌓았다.
뮤지컬 '시카고' '위키드' '고스트' 등 굵직굵직한 작품을 따낼 수 있었던 건 결코 유명세에 의한 특혜가 아니었다. 빼어난 가창력에 가수 시절 쌓은 화려한 춤 실력, 그리고 연기력까지 무엇 하나 빼놓을 게 없는 아이비를 외면하는 건, 오히려 제작진이 복을 걷어차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뮤지컬 '아이다'가 또 한 번 세련미의 극치를 보여주는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 신시컴퍼니
그런 아이비가 평소 가장 해보고 싶은 역할이 암네리스였다. 아름답게 치장을 한 아이비의 화려한 외모는 '아이다'에서 그 어느 때보다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Every Story Is Love Story'에서는 압도적인 가창력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과 고통을 표현해야 하는 'I Know The Truth'에서는 뛰어난 감정 몰입으로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을 매료시켰다.
이제는 어느덧 가수보다 뮤지컬배우란 타이틀이 익숙해진 아이비다. 하지만 아직 보여준 것보다 더 보여줄 것이 더 많은 배우이기도 하다. 이대로 쭉 성장해나간다면 옥주현의 뒤를 이어 또 한 명의 가수 출신 '뮤지컬 여왕'도 기대해볼 만하다. 어쩌면 벌써부터 그것이 현실이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편, '아이다'는 토니상 수상에 빛나는 디즈니 뮤지컬로 팝의 거장 엘튼 존과 뮤지컬계를 대표하는 작사가 팀 라이스가 콤비를 이뤄 탄생시킨 대작이다. 장중하고 화려한 음악과 호화롭고 장대한 무대장치 등으로 매 공연마다 호평을 받은 바 있어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공주, 장은아, 김우형, 아이비, 민우혁, 이정화 등이 출연하며 내년 3월 11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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