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 두드린 삼성, 왜 강한울인가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6.12.07 09:45  수정 2016.12.07 11:30

주전 유격수 김상수, 올해 최악의 시즌 '보험용'

타격 기대 못 미치지만 2년간 주전 활약한 경험

FA 최형우 보상 선수로 삼성에 지명된 유격수 강한울 (사진: KIA 타이거즈)

프로야구 FA 규정에 따르면, 타 팀에서 FA선수를 영입할 때 선수가 빠져나간 팀에 해당 선수의 전년도 연봉 300% 또는 연봉의 200%+보호명단(20인) 외 선수 1명을 보상하도록 명시되어 있다.

FA로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의 2016시즌 연봉은 7억 원이었다. 즉, 삼성이 돈만 받는다면 보상금으로 21억원을 받게 되고, 보상 선수를 지명하면 14억 원과 함께 선수 1명을 받게 된다. 삼성이 영입한 FA 이원석의 4년 계약 총액이 27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어마어마한 규모다.

하지만 삼성은 보상금 300% 대신 200%와 3년차 유격수 강한울을 선택했다. 강한울은 과연 어떤 선수일까.안산공고-원광대를 나온 강한울은 2014년 기아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

빠른 발을 앞세운 주루 플레이와 좋은 수비로 대학 무대에서 이름을 날렸고 2014년 드래프트에서 강한울 보다 앞서 호명된 내야수는 NC의 1차 지명 선수 강민국 하나뿐이었을 만큼 상당한 기대를 받고 팀에 들어왔다. 2014년부터 백업 내야수로 바로 1군 무대에 데뷔했고 주전 유격수 김선빈이 상무로 입대한 2015년부터 주전으로 주로 출장하며 이름을 알렸다.

강한울의 최근 3시즌 타격 기록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강한울의 문제는 타격이다. 당초 기대를 받았던 수비와 주력은 프로에서도 어느 정도 재능을 보였지만 지명 당시부터 우려됐던 장타력의 부재가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 잡지 못한 이유이기도 했다.

유격수로 주로 뛰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강한울은 사상 유례가 없는 타고투저 리그에서 뛰면서도 단 한번도 OPS(출루율+장타율)가 7할을 넘지 못했다. 가장 낮은 타율(0.205)과 OPS(0.508)를 기록했던 2015년 시즌에는 무려 -2.04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를 기록할 정도로 팀 전력에 거의 보탬이 되지 못했다.

강한울의 이런 부진은 2016시즌 '김주형 유격수 실험'이라는 무리수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타격에서의 약점이 현저한 강한울의 어떤 점이 김한수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일까.

포수와 투수 유망주를 철저히 묶은 KIA의 보호 선수 명단 탓이 크겠지만 우선은 백업 내야수 김재현의 입대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강한울과 나이도 같고 드래프트 동기이기도 한 김재현은 올 시즌 백업 유격수로 출장하며 122경기를 소화했다.

105경기에 출장한 주전 유격수 김상수보다 많은 경기 출장수에서 보듯 김재현은 타격에서의 약점에도 준수한 수비력으로 삼성 내야의 빈자리를 메운 쏠쏠한 살림꾼이었다. 이런 김재현이 입대하기 때문에 내년 시즌 삼성의 내야에는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팀 내에는 김재현을 제외하면 안정적으로 유격수를 볼 수 있는 마땅한 백업 자원이 없는 상황이다. 3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부상당한 김상수 대신 유격수를 보며 우승에 공헌한 정병곤이 공익근무를 마치고 돌아오긴 하지만 군경팀이 아닌 공익근무로 인한 공백이기 때문에 즉시전력감으로 기대할 만한 자원은 아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년 간 주전 유격수로 뛰었던 강한울이 적임자라는 평가다.

두 번째는 부동의 주전 유격수 김상수의 공백을 염두에 둔 한 수이기도 하다. 물론 김상수는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으로 병역 문제를 해결한 선수다. 따라서 김상수의 공백을 우려할 이유가 있을까 싶지만 기록과 삼성의 최근 FA 정책을 감안해야 한다.

김상수의 최근 4시즌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상수의 최근 4시즌 기록을 살펴보면 단 한 번도 전 경기를 소화해낸 적이 없다. 물론 체력소모가 심한 유격수가 전 경기를 소화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지만 김상수는 최근 몇 년 간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2013년에는 손목 부상으로 한국시리즈에 뛰지 못했고 2014~15시즌에도 크고 작은 부상으로 종종 경기에 빠졌으며 발목 부상에 시달린 올 시즌엔 105경기 출전에 그치며 규정 타석조차 채우지 못했다. 주전 야수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100안타 달성에도 실패, WAR -0.32가 말해주듯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장점인 도루 부문을 봐도 무려 53개를 기록하며 2014 도루왕에 올랐던 그가 올 시즌은 단 6개에 그쳤다. 주루 관련 세부기록인 SPD(Speed score)에서 도루왕 시즌에는 9.14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기록하며 루상을 지배한 반면, 올 시즌엔 평균값 정도인 4.36으로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김상수는 내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경우 FA 자격을 획득한다. 올 시즌처럼 부진하면 더 걱정이지만 리바운딩에 성공해 전성기 기량을 되찾을 경우 삼성이 그를 잔류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상수로 인해 발생할 여러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유격수 강한울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글: 이정민/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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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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