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길을 걷던 안지만은 자기 관리 실패로 커리어가 사실상 끝나버렸다. ⓒ 삼성 라이온즈
불법도박사이트 개설 연루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아온 전 프로야구 투수 안지만(33)에게 결국 실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대구지법 제1형사단독 황순현 부장판사 심리로 1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유명 프로야구 선수로서 해외 원정도박혐의와 관련 경찰 수사를 받던 중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재판부에 실형을 요청했다.
안지만은 지난 2월 지인들과 함께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하는데 1억 6500만 원을 투자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사건과 별개로 안지만 지난해 10월 마카오 불법 원정도박 사건에 연루, 관련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며 이미 한 차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안지만의 소속 구단이었던 삼성은 불법 원정도박에 이어 도박사이트 개설 혐의까지 드러나자 지난 7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지난 11월에는 보류선수 명단에서도 안지만을 제외시키며 인연을 정리했다.
안지만의 몰락은 많은 야구팬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겨줬다. 안지만은 삼성과 KBO의 레전드가 될 수도 있었던 선수였다. 지난 2002년 2차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전체 40)순위로 삼성에 입단하여 14년 동안 사자군단의 푸른 유니폼만 입고 활약했으며 국내 최고의 불펜투수로 명성을 떨쳤다.
국제대회에서의 활약도 돋보였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출전하여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겨울에는 삼성과 당시 불펜투수로서는 최고액인 4년간 총액 65억 원에 도장을 찍는 초대형 계약을 터뜨리며 인생의 정점에 섰다.
하지만 안지만은 ‘도박’이라는 잘못된 길에 휩쓸리며 공들여 쌓아온 야구인생을 한순간에 망쳤다. 심지어 이미 해외원정도박 혐의도 아직 명확하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불법도박 사이트에 또다시 연루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결국 안지만은 더 이상 최고의 셋업맨이라는 타이틀 대신 불미스러운 구설로 초라하게 그라운드를 떠난 선수로 지워지지 않을 오명을 남기게 됐다.
안지만은 조만간 KBO에서도 별도의 징계를 받게 될 전망이다. 현재 안지만은 KBO로부터 일단 참가활동 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프로구단과의 계약이나 경기 출전과 훈련 참가가 모두 불가능하며, 급여도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승부조작 혐의로 재판과 수사가 진행 중인 이태양이나 문우람, 유창식 등과 함께 안지만에 대한 처분도 조만간 징계위원회에서 결정이 날 예정이다. 실형을 구형받은 만큼 영구제명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스타급 선수들이 자기관리에 실패하며 불명예스럽게 몰락하는 모습은 팬들을 씁쓸하게 한다. 프로야구 MVP와 홈런왕 출신 타자인 김상현(kt)은 차안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적발되며 불구속 입건된 뒤 소속팀에서 방출됐다. 장성우는 SNS에서 야구계 동료와 관계자들을 수차례 험담하고 모욕한 것이 폭로되며 고소까지 당했고 올시즌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유명세에는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야구를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올바른 인성과 자기관리다. 야구스타들의 연이은 구설과 초라한 몰락은 국민스포츠라는 허상 뒤에 가려진 야구계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내는 사건으로 경각심을 느껴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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