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합병’의혹 누명 벗나.. 야당 의원 자료서 의혹해소 정황 포착
박영선 의원, 최순실 승마협회 인사 개입 문건 공개...독대 하루 뒤 작성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독대 연관 주장 설득력 잃어
최순실씨가 대한승마협회 내 삼성그룹 인사들을 경질하는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했다는 문건이 공개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독대 하루 뒤 작성된 문건으로 독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떨어지게 됐다.
27일 경향신문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문건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삼성그룹 대한승마협회 지원사 현황’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이영국 전 승마협회 부회장과 권오택 전 총무이사를 경질하고 새로운 인사로 교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두 사람은 각각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상무, 삼성라이온즈 홍보팀장 출신으로 승마협회에서 파견근무하고 있었지만 이후 갑작스럽게 협회를 떠났다.
이 문건에서는 이 전 부회장과 권 전 총무이사 등에 대해 “협회의 전반적 발전 운영에는 관심이 전혀 없으며 목적의식이 결여됐다”는 평가가 언급됐다. 또 해결방안으로는 “이영국, 권오택 두 사람을 그룹에 복귀시키고 새로운 그룹 인사를 파견하고 현재 실무자인 김종찬 전무와 협의해 협회를 운영하는 것”을 제시했다.
이 문건의 작성자는 최순실씨 측근인 박원호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로 추정된다. 따라서 최순실씨가 해외전지훈련 지원에 소극적인 협회 내 삼성측 인사들을 교체하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문건 작성 시점이 지난해 7월 26일로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독대한 7월 25일 다음날인 것을 감안하면 최순실씨의 압력이 정부를 통해 삼성측에 전달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3월 한화에 이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에 오른 삼성은 협회에 파견한 인사들을 통해 운영해 왔다. 최 씨의 압력에도 협회 내 파견 인사들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압박이 심해지면서 결국 백기를 들고 인사들을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인사 교체가 이뤄졌으며 이후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지원이 신속히 진행됐다.
이번 문건 공개로 삼성이 대한승마협회를 사실상 쥐락펴락한 '비선실세'한테 협박을 당하면서 끌려다녔다는 점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독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과 연관돼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잃게 됐다.
이미 독대 이전인 지난해 7월 17일 임시주총을 통해 합병안이 가결돼 독대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 삼성 측의 주장이었지만 일각에서는 독대 전 사전모의가 있어왔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결부시켜왔다.
하지만 야당의원에 의해 밝혀진 이번 문건을 통해 '독대'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의 관련성 의혹 누명을 벗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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