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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진짜보수' 개혁보수신당…이젠 반기문 영입경쟁


입력 2016.12.27 14:13 수정 2016.12.27 14:27        이충재 기자

비박계 의원 29명 집단탈당…"진정한 보수 구심점으로 대선 승리"

새누리당 비주류 비박계 의원 28명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탈당 및 개혁보수신당 창당 선언을 마친 후 따뜻한보수, 도덕적보수, 열린사회, 공정사회 등의 손푯말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열린정치", "따뜻한 보수", "도덕적 보수", "공정사회"….

27일 '개혁보수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한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 29명의 손에는 이 같은 문구가 담긴 피켓이 들렸다.

이날 탈당파의 손에 들린 피켓은 중도‧보수진영을 향한 구애이자, '보수의 희망'으로 통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향한 손짓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신당을 공식화한 개혁보수신당의 지상과제는 반 총장 영입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보수의 구심점이 될 대권주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신당의 반 총장 영입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과의 '거리두기'와 함께 중도보수를 끌어안을 수 있는 쇄신작업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하면서도 기존 새누리당 지지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중도보수 후보 반기문'이 대선주자로서 상품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위치선정이다.

신당 입장에선 '반 총장을 위한 무대' 마련이 고민이자 숙제다. 새누리당 역시 "환골탈태하면 반 총장이 올 것(정우택 원내대표)"이라며 영입경쟁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신당은 이날 창당선언문에서 "진짜 보수의 길에 동참하는 모든 분과 손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당의 구심축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반 총장이 신당에 참여해 경선을 거쳐 대선후보를 확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반 총장을 영입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모셔오기 성패에 '3당 도약하느냐' 갈린다

신당의 추가 탈당 열쇠 역시 반 총장이 쥐고 있다.

우선 신당은 이날 29명의 1차 탈당에 이어 1월 중 '연쇄 탈당'을 예고했다. 1월 24일 창당 전까지 국민의당 의석수(38석)를 넘어 제3당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신당은 새누리당 수도권과 TK(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설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나경원, 박순자 의원 등 비박계 의원들이 탈당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여기에 반 총장 귀국 후 정치적 행보가 추가 탈당의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반 총장이 '보수신당행' 가능성을 내비칠 경우, 대규모 추가탈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로 야권의 유력주자에 맞설 중량급 대선후보가 없는 새누리당은 응집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5월 29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타리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마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중도‧보수 표심' 쟁탈전…신당 '정책 좌클릭' 시도

동시에 떠나간 '중도‧보수 표심'을 잡기 위한 새누리당과 신당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대북정책, 경제민주화, 사드배치, 역사교과서, 법인세, 한일위안부 합의 등 정치적 휘발성이 큰 사안에 있어서 시각차를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개혁보수신당은 정책으로 중원을 끌어안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안보는 보수, 경제사회정책은 진보'라는 틀을 짰다. '따뜻한 보수'기치를 내걸고 진보진영 정책의 외피를 두른 모습이다.

실제 이들은 창당선언문에서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진정한 시장경제는 따뜻해야한다"며 "공정한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안보 부문에 있어선 "어설프고 감성적인 접근을 배격하며 강한 국방력만이 국가안위를 지킬 수 있다는 원칙하에 어떠한 도발에도 강력하고 단호한 응징태세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기 위한 쇄신도 강조했다. "서민적 보수, 도덕적 보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지는 보수가 되겠다"며 "과거에만 매달리는 수구, 사회변화를 거부하는 반동과 국민을 외면하는 권위주의를 철저히 배격하겠다"고 말했다.

친박 중심의 새누리당과 얼마나 차별성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신당의 성패가 갈린다는 판단이 깔렸다. 이미 지난 대선에서도 경제민주화, 보편적복지 등 진보진영 정책을 크게 끌어안은 바 있어 상대적으로 '좌클릭'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다만 보수진영 한 인사는 "신당이 새누리당과 차별화를 내세워 과도하게 왼쪽으로 가면, 기존 보수까지 잃을 수 있다"며 "인기 얻으려고 (진보) 흉내 내는 것은 아니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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