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트니코바는 상대적으로 김연아보다 평이한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감점 요인에 해당하는 실수도 여러 차례 저질렀음에도 판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 연합뉴스
2014 소치올림픽에 출전했던 다수의 러시아 선수들에 관한 무더기 도핑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여자 피겨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0) 역시 도핑 의혹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소트니코바(149.95점)는 김연아(144.19점)를 제치고 피겨 싱글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소트니코바의 도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금메달이 박탈되고, 당시 은메달을 받은 김연아가 금메달을 승계한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소치올림픽에 참가한 28명의 러시아 선수들을 도핑과 관련해 조사 중이다. 소트니코바가 조사를 받고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러시아의 도핑 의혹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이미 러시아 반도핑기구 사무총장 대행인 안나 안체리오비치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선수들의 도핑 조작에 대해 인정했다.
러시아 측은 스포츠계의 관행이라고 주장하며 정부 차원의 주도적 개입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하지만 러시아가 조작 사실을 일정 부분 시인함에 따라 선수들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하게 됐다.
한국 스포츠팬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유는 김연아의 메달 수상 여부다.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트 결선에서 실수 없이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치고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소트니코바에 밀려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소트니코바는 상대적으로 김연아보다 평이한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감점 요인에 해당하는 실수도 여러 차례 저질렀음에도 판정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김연아는 담담하게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로하는 등 의연한 대처를 보였다.
하지만 오히려 해외 외신과 전문가들이 더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러시아가 자국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기 위해 편파판정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소트니코바의 수상 자격에 대하여 의구심을 나타냈다.
김연아는 소치올림픽 이후 명예롭게 은퇴하며 여전히 피겨계의 전설로 남았다. 반면 소트니코바는 소치올림픽 금메달 이후로 이렇다 할 활약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며 급격히 추락했다. 최근 2년간 그랑프리 시리즈와 내셔널 챔피언십 등에 모두 불참하며 자국 내에서도 '먹튀'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김연아의 금메달 회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사건으로 소트니코바와 소치 올림픽은 동계올림픽의 흑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손바닥으로 아무리 하늘을 가리려고 해도 진실은 언젠가 드러나는 법이다.
한편, 도핑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금메달리스트 소트니코바는 새로운 SNS 계정을 만든 뒤 29일 자신을 ‘소치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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