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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 to YOU] 주요 대기업 '악재 돌파' 경영키워드는?


입력 2017.01.03 13:41 수정 2017.01.03 13:42        박영국 기자

대기업 총수들 신년사 통해 다양한 위기 대응 해법 제시

왼쪽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각사

해외 주요 시장 성장세 둔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율 악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새해 경영환경에 각종 악재가 산적해 있다는 공통적인 인식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생존, 나아가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경영전략은 기업 특성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안정 속 성장 추구’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목표달성에 실패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인 825만대의 공격적인 판매 목표를 내세웠다. 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전략은 극단적 변화가 아닌, 내실 강화를 바탕으로 한 ‘안정 속 성장 추구’였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내실강화와 책임경영을 통해 외부 환경변화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추진해 나가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제품 단가가 높고 품질이 소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자동차 업종의 특성상 지나치게 공격적인 경영은 자칫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미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일본 토요타와 독일 폭스바겐은 지나친 외형 확대 속에서 안전(토요타 대량리콜 사태) 및 환경(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슈와 관련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 사례가 있다.

정몽구 회장이 내실강화를 강조한 것도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 임직원들의 성급한 대응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책임경영을 통해 각 계열사별, 시장별로 민첩하고 유연한 대응이 가능토록 했다. 시장별 소비 트렌드 변화와 각국 정부규제 등에 발맞춰 라인업 구성과 물량 배분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것이다.

정 회장은 또한 미래 성장 차원에서 친환경차,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 산업을 이끌 기술들을 충실히 개발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기술 선점을 위해 국내 및 글로벌 연구소뿐 아니라 스타트업 등과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의 협업을 통해 미래 기술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내재화 하고 있으며, 한국 및 중국 등에 자체 구축한 빅데이터 센터 기반으로 커넥티드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경쟁력 있는 친환경 기술 개발 및 상품성 강화를 통해 2020년까지 28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완벽한 쇄신’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값비싼 경험을 치른 삼성전자는 새해 경영화두로 ‘완벽한 쇄신’을 내놓았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제품 경쟁력의 기본인 품질은 사소한 문제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며 “공정 개선과 검증 강화를 통해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자”고 당부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는 그 자체로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안겨주기도 했지만 최첨단 IT 기술력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더 큰 숙제를 안게 됐다.

올 상반기 출시 예정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차기작 ‘갤럭시S8’ 등을 통해 품질 신뢰성을 다시 끌어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미래 성장 측면에서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사업 고도화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확대하고, 시장과 고객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고 당부했다.

◆최태원 SK 회장 ‘딥 체인지’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반도체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난해부터 불러 일으켰던 ‘혁신’ 바람이 올해 새 경영진들을 통해 구현될 전망이다.

최태원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올해 경영키워드로 근본적 혁신과 적극적인 실행을 통해 행복을 창출하자는 의미의 ‘딥 체인지’를 제시했다.

이미 지난해 6월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돌연사할 수 있다며 획기적인 변화를 강조한 최 회장은 연말 인사에서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과 주요 계열사 CEO들을 교체하며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바 있다.

이번 신년사에서도 내부로부터의 근본적인 혁신을 강조하며 ‘구성원 모두 패기로 무장’, ‘경영시스템 업그레이드’, ‘비즈니스 모델 혁신’ 등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개개인의 변화는 조직으로 확장되고, 이를 틀에 담아놓은 것이 경영시스템의 업그레이드”라며 “회사별로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재정의하고 실행하면 전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 ‘영속을 위한 혁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영속을 위한 혁신’을 새해 경영화두로 제시했다. ‘정체는 곧 도태’라는 위기의식 하에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의 대상으로는 사업 구조와 방식, 경영시스템 등 모든 요소를 꼽았다. 구 회장은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길을 개척한다는 각오로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시대의 변화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잡고 위기를 넘어 영속할 수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전자, 화학 등 주력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고객이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품을 만들 것을 주문했다. 또한 R&D를 사업기회와 성과로 연결시키도록 노력하고, 제조 분야에서는 생산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것을 당부했다.

경영 시스템의 경우 양적 성장 시대의 관행을 버리고 밸류(가치)를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의 속도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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