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은 12일(한국시각)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풋볼 리그컵(EFL컵)’ 사우스햄턴과의 4강 원정 1차전서 졸전 끝에 0-1 패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오는 26일 안필드 홈 2차전서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만 결승행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위르겐 클롭 감독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결과다. 홈 2차전이 있기 때문에 EFL컵 일정이 끝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계속되는 체력적인 과부하로 선수단에 지친 기색이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단독 2위에 올라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지난달 초 본머스전 패배-웨스트햄 무승부로 불안했지만 이후 4연승을 내달린 리버풀이다. 이 과정에서는 에버턴과의 머지사이드 더비, 맨체스터 시티전 승리도 있었다.
문제는 이후다. 2017년 첫 경기였던 선덜랜드와의 리그 원정경기서 2-2로 비긴 리버풀은 박싱데이의 지옥일정을 3연승으로 마무리 하지 못했다. 물론 리그 선두 첼시가 토트넘에 패하며 승점 차는 줄어들었지만 1위 탈환이 여전히 멀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박싱데이가 끝나자마자 열린 FA컵서 무승부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말았다. 당시 리버풀의 상대는 4부 리그 소속의 플리머스. 전원 2진급 선수도 아닌 주전 선수들을 섞어 내보냈음에도 졸전 끝에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결국 리버풀은 오는 19일 플리머스 원정서 주중 경기를 펼친다. 쓸데없이 힘을 낭비하는 셈이다.
주전 대부분이 출전한 사우스햄턴과의 리그 4강 1차전에서는 과부하의 후유증이 그대로 드러난 경기다. 전반 20분, 레드몬드로부터 선제골을 얻어맞은 리버풀은 동점을 위해 총공세를 퍼부었지만 마지막 골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마음은 급하고 몸은 따라주지 않은 결과였다.
최근 3경기 성적은 2무 1패. 리그와 FA컵, 리그컵을 모두 잡기 위해 체력 분배 없이 무리수를 둔 클롭 감독의 용병술이 실패로 빚어진 순간이다.
걱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리버풀은 오는 주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리그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맨유 역시 리버풀과 똑같은 일정을 치르고 있지만, 박싱데이 3연승을 비롯해 FA컵, 리그컵 4강 1차전서 모두 승리를 챙겼다. 분위기부터 다를 수밖에 없는 두 팀이다.
악재는 또 있다. 맨유와의 라이벌전이 바로 원정서 펼쳐진다는 점이다. 리그 한정, 노스 웨스트 더비는 맨유가 67승 45무 55패로 리버풀에 앞선다. 맨유는 올드 트래포드에서 42승 25무 16패(승률 50.6%)의 성적으로 리버풀을 압도했다. 즉, 리버풀이 승리 또는 무승부를 거둘 확률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게다가 맨유는 최근 9연승을 내달리고 있는 팀이다.
맨유전이 끝나도 체력적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리버풀은 리그 21라운드(맨유전)를 20개 팀 가운데 가장 늦게 치르며, 22라운드의 포문을 연다. 상대는 스완지 시티며 오는 21일(토)에 열린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플리머스 원정(FA컵)도 떠나야 한다. 자칫 후반기 대폭락이 걱정되는 리버풀의 오버페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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