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그리거와 디아즈의 2차전은 UFC 역사상 가장 많은 PPV 판매를 기록했다. ⓒ 게티이미지
세계 최고의 MMA단체 UFC가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31일(한국시각) 열린 UFC 207은 데이나 화이트 회장을 비롯한 UFC 수뇌부들에게 많은 숙제를 안겨준 대회였다.
이날 메인이벤트는 아만다 누네스와 론다 로우지의 여성부 밴텀급 타이틀전이었는데 결과는 격투팬 모두가 알고 있듯 충격적이었다. 누네스의 예리한 타격에 주먹 한 번 제대로 뻗지 못한 로우지는 경기 시작 48초 만에 살기 가득했던 눈이 풀리고 말았다.
지난 홀리 홈과의 타이틀 매치 이후 2경기 연속 패배. 약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로우지 입장에서는 더 이상 옥타곤에 설 목표의식이 사라진 순간이었다. 이는 UFC의 큰 축이 무너짐을 의미하기도 한다.
1993년 시작된 UFC는 무자비하고 거칠었던 초창기를 뒤로 하고 규정을 계속 바꿔나가면서 스포츠화에 성공한다. 그리고 데이나 화이트가 경영 일선에 나선 2000년대 이후부터 큰 사랑을 받게 되는데 선수들 간의 대립과 화해 등 스토리까지 가미되며 큰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인기를 끌게 되면 자연스레 돈이 모이게 되는 것이 프로스포츠의 생리다. UFC는 넘버링 대회를 복싱과 마찬가지로 유료로 판매했는데, 초창기 UFC 1 대회의 PPV(Pay-Per-View) 판매량은 고작 8만 6천개였다.
이후 척 리델과 헤나토 소브랄이 맞붙었던 UFC 62(2006년 8월)에서 처음으로 50만 건을 넘어서더니 그로부터 4개월 뒤 UFC 66 ‘리델 vs 오티즈2’가 사상 첫 100만 판매 고지를 밟았다.
PPV 판매는 복싱처럼 선수의 인지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인기가 높을수록 판매량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예가 최근 열린 넘버링 대회인 UFC 206과 207이다. 지난달 11일 열린 206 대회에서는 맥스 할러웨이와 앤서니 페티스의 맞대결이 메인이벤트로 마련됐다. 당시 대회는 최두호의 혈전으로도 유명했는데 아쉽게 PPV 판매는 15만 건에 그쳤다. 반면, 20일 뒤 열린 UFC 207 ‘누네스 vs 로우지’의 판매량은 약 10배에 달하는 110만 건이었다.
지금까지 UFC에서 PPV 100만개 돌파는 15차례다. UFC 1부터 100대회까지가 4회, 101부터 200대회까지가 8회, 그리고 201 대회 이후가 세 차례다.
브록 레스너는 코너 맥그리거와 더불어 UFC에서 상품성이 가장 높은 파이터였다. ⓒ 게티이미지
메인이벤트 기준으로 100만뷰 판매가 가장 많았던 선수는 브록 레스너와 코너 맥그리거(이상 4회)다. 이들에 이어 론다 로우지, 라샤드 에반스, 아만다 누네스, 네이트 디아즈(이상 2회) 순이다. 다만 누네스는 UFC 200 및 로우지와의 맞대결이었고, 디아즈 또한 맥그리거와의 1~2차전이 100만뷰 돌파였다.
의아한 점은 오랜 기간 챔피언 자리를 지켰던 선수들의 PPV 판매가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이다. 페더급의 조제 알도는 맥그리거와의 맞대결에서 첫 100만건을 넘었고, 미들급의 앤더슨 실바 또한 크리스 와이드먼과의 리매치(UFC 168)에서 100만뷰를 기록했다.
또 다른 각 체급 절대 강자였던 조르주 생피에르와 존 존스는 단 한 번도 100만뷰를 넘지 못해 인기와 실력은 별개임이 입증됐다. 헤비급의 케인 벨라스케즈는 브록 레스너전(UFC 121)이 유일한 100만 돌파이며, 그 다음으로 높았던 판매는 챔피언 벨트를 되찾았던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의 2차전(UFC 155) 59만건이었다.
현재 UFC는 브록 레스너가 UFC 200에 잠시 복귀했지만 다시 프로레슬링 무대로 떠났고, 론다 로우지는 아예 은퇴가 점쳐지는 상황이다. 가장 ‘핫’한 파이터인 코너 맥그리거가 있지만, 그 또한 잠정 휴식기를 선언해 또 다른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다면 PPV 100만건 돌파는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UFC 역대 PPV 100만건 돌파
UFC 202 디아즈 vs 맥그리거 2 2016.08.20 1,500,000 UFC 196 맥그리거 vs 디아즈 2016.03.05 1,317,000 UFC 100 레스너 vs 미어 / 2009.07.11 1,300,000 UFC 205 알바레즈 vs 맥그리거 / 2016.11.12 1,300,000 UFC 194 알도 vs 맥그리거 / 2015.12.12 1,200,000 UFC 116 레스너 vs 카윈 / 2010.07.03 1,160,000 UFC 207 누네스 vs 로우지 / 2016.12.30 1,100,000 UFC 193 로우지 vs 홈 / 2015.11.14 1,100,000 UFC 66 리델 vs 오티즈 2 / 2006.12.30 1,050,000 UFC 92 에반스 vs 그리핀 / 2008.12.27 1,050,000 UFC 114 잭슨 vs 에반스 / 2010.05.29 1,050,000 UFC 121 레스너 vs 벨라스케즈 / 2010.10.23 1,050,000 UFC 168 와이드먼 vs 실바 2 / 2013.12.28 1,025,000 UFC 91 커투어 vs 레스너 / 2008.11.15 1,010,000 UFC 200 테이트 vs 누네스 / 2016.07.09 1,00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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