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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주자 중 '가장 오른쪽' 안철수, 반기문표 끌어올까


입력 2017.02.01 17:41 수정 2017.02.01 17:46        전형민 기자

'문재인대 안철수' 구도 프레임 만들며 노력했지만…

전문가들 '회의적', "황교안·안희정이 득볼 것"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돌연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대 안철수' 구도 프레임 만들며 노력했지만…
전문가들 '회의적', "황교안·안희정이 득볼 것"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정치권은 '갈 곳 잃은' 보수층 표심의 발걸음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권주자 중 가장 중도에 위치했다고 알려져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가 반 전 총장 지지층을 얼마나 흡수하느냐에 관심이 모인다.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설 이후 첫 지방일정을 소화하는 도중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소식을 접했다. 그는 대구 성서공단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반 전 총장님은 이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지 외교 현안이나 여러가지 어려움에 봉착할 때 10년의 유엔 사무총장 경력을 살려서 특사나 외교 현안을 푸는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대선후보를 사퇴했지만 앞으로 국민의당에서 외교부문의 역할을 맡을 수도 있냐는 물음에는 "정당에 관계없이 대한민국의 큰 어른으로서 어떤 정치세력과도 관계없이 국가를 위해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면서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정치권은 당장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층의 발걸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처음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여전히 15% 이상이고 반 전 총장을 제외하곤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는 여권 후보가 없는 만큼 지지층이 새로운 여권 후보의 등장을 기다리기보다는 기존의 후보군에게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안 전 대표는 지난 4·13 총선 직후 갈 곳 잃은 보수의 표심을 끌어안으며 잠깐이지만 한 때 지지율 1위였던 문재인 전 대표를 넘었던 기억도 있다.

실제로 안철수 전 대표는 이미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을 흡수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왔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틈만 나면 "이번 대선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싸움"이라며 자신 지지율의 두 배를 상회하는 반기문 전 총장을 도외시했다. 자신이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율을 흡수하고 덩치를 키워 문재인 전 대표와 겨루는 '야(野)대 야(野)' 구도를 강조한 것이다.

또한 안철수 전 대표 본인을 포함해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까지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한 '디스'에 가까운 공세에 열을 올린 것 역시 반 전 총장에 실망하고 떠나는 지지층을 부여잡기 위한 방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안철수 전 대표가 챙길 이득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한 전문가는 "얼핏 보면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이 안 전 대표로 이동할 것 같지만 그럴 가능성은 적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 연휴 이후 여권에는 황교안이라는 더 보수적이고 더 여권스러운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다"면서 반 전 총장의 지지층이 안 전 대표가 아니라 황 총리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전문가는 안철수 전 대표가 아닌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층은 결국 보수이자 충청도와 TK"라며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충청도 민심은 안철수 전 대표보다는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흐를 가능성이 더 높다. 지지율 부분에서도 안철수 전 대표가 안희정 지사보다 나을 게 딱히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의 김미현 소장은 "지금으로서는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도 "안철수 전 대표가 흡수할 수 있는 지지율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다음주 조사까지 지지율 추이를 보고 그에 따라 움직일 지지자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예정됐던 대구 일정 중 대구지역 시당 지역위원장들과의 만찬을 취소하고 상경한다. 안철수 전 대표측은 이와 관련 "저녁에 강봉균 전 장관의 빈소를 당 지도부와 함께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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