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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때가 있다"…황교안의 ‘침묵’ 언제까지?


입력 2017.02.07 11:18 수정 2017.02.07 14:00        고수정 기자

대선 출마 '모호성 전략'…몸값 올리기·야 공세 차단 효과

대통령 탄핵안 인용 시점 출마 여부 밝힐 듯…3월초 예상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관련 침묵이 길어지면서 정가에서는 이를 '의도된 침묵'으로 해석하고 있다. 사진은 6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 참석했다 본회의가 산회된 후 퇴장하고 있는 황 권한대행.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 관련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보수 진영의 유력한 주자가 사라지면서 정가의 눈은 온통 황 권한대행에 쏠려 있지만, 정작 그는 미소만 짓고 있다.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의도된 침묵’이라고 분석한다.

황 권한대행은 최근 자신의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부정도, 긍정도 아닌 대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혀 없다”고 일축하던 때와는 기류가 전혀 다르다.

실제 그는 지난달 23일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권한대행으로서 국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정을 안정화하기 위한 모든 방안을 강구하면서 거기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오직 그 생각뿐”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7일에도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적당한 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가에서는 황 권한대행의 이 같은 태도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불출마 이후 보수 진영의 유력 주자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을 토대로 지지율이 상승하는 만큼 ‘모호성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여론조사도 선택지에서 제외시켜달라는 요청을 하지 않는 등 ‘무대응’하고 있다.

그가 침묵을 유지하는 이유는 두 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먼저 출마 여부에 대한 모호한 입장으로 여론의 관심을 붙잡아두는 것으로 분석된다. 보수 진영에서 사실상 ‘문재인 대세론’을 차단할 유력 주자가 없는 만큼 자신의 몸값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대권이 아닌 국정 주도권을 강화하는 모습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 유력 주자로서 검증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야권의 공세 차단이다. 황 권한대행이 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국무총리를 지낸 만큼 대선에 출마한다면 박근혜 정부의 연장선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럴 경우 국정농단 사태의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최대한 침묵을 유지하면서 야권의 네거티브 공세를 최소화하고,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 압박도 방어할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본보에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굳이 지금 출마 여부를 밝힐 필요가 있느냐”며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을 통해 자신의 출마를 원하는 쪽을 애끓게 하고, 야권의 공세도 최소화하며 대응할 준비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렇다면 황 권한대행의 출마 여부는 언제 판가름 날까.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인용 여부를 결정한 시점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이는 3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공직자로서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30일 전에만 사퇴하면 된다. 박 대통령의 탄핵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 정부의 구성원인 그가 전면에 나서진 않을 거라는 시각이다. 보수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벚꽃 대선’이 현실화 돼 재결집할 ‘때’를 기다리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황교안 등판론’을 띄웠던 새누리당은 그의 ‘모호성 전략’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양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이분이 아직 당원도 아니고 본인 자신이 출마한다는 그런 의사를 밝힌 적도 없다. 이분이 (출마 의사를) 밝힌다면 순서상으로 우리 당에서 검토를 하겠다”면서도 “‘떡 줄 사람 생각도 안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말이 있듯 본인은 그런 의사 표시를 안 하는데 영입을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고 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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