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모비스가 신인드래프트 1순위 이종현 효과를 등에 업고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팀 전력에 큰 비중을 차지하던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를 주저 없이 퇴출하고 신인 이종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한 유재학 감독의 과감한 시도가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로 작용한 분위기다.
모비스는 15일 현재 '2016-17 KCC 프로농구'에서 21승18패(0.538)로 4위에 올라 있다. 시즌 초반 양동근과 이종현이 부상에 허덕이면서 하위권을 헤매던 때와는 사뭇 다르다. 특히, 이종현이 가세한 지난달 25일 이후 치른 8경기에서 6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이종현은 10.8점·9.4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모비스의 주전 센터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부상과 재활로 프로 데뷔가 늦었던 이종현은 삼성과의 데뷔전에서 2득점 5리바운드라는 아쉬운 성적을 기록, 프로 적응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틀 뒤 LG와의 경기에서 연장까지 24점 18리바운드 5블록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선보이며 ‘슈퍼루키’라는 명성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장기인 블록슛은 2.88개로 현재 단독 선두다. 지난 12일 KGC전에서 블록 3개를 추가하면서 이종현은 8경기 동안 벌써 23개의 블록슛을 따냈다. 비록 신인왕은 출전 경기 수 미달로 수상 자격을 얻을 순 없지만 블록슛 타이틀은 문제가 없다. 국내 선수가 블록 1위에 도전하는 것은 김주성(2003∼2004시즌, 2007∼2008시즌·통산 평균 1.51개) 이후로는 처음이다.
로드의 퇴출은 결과적으로 이종현이 좀더 빠르게 프로에 적응할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됐다. 당초에는 KBL 정상급 외국인 선수로 꼽히며 모비스 팀내 득점과 리바운드 선두를 달리던 로드를 내보내는 것을 두고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물론 이종현이라는 믿을 구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유재학 감독의 결단이었다.
이종현은 로드만큼의 폭발적인 득점력이나 화려한 운동능력은 없다. 하지만 골밑에서의 안정감과 영리한 농구센스는 오히려 한수 위라는 평가다. 로드 역시 블록슛에 일가견이 있지만 주로 운동능력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이종현은 상대의 타이밍을 읽는 능력이 뛰어나다. 223cm에 달하는 ‘윙 스팬’(양쪽 팔 끝 간의 길이)도 신체적으로 블록슛에 최적화된 조건이다.
그동안 모비스가 알게 모르게 로드에게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쳤다면 그가 떠난 이후에는 공수에서 선수들이 역할을 분담하면서 팀플레이가 오히려 살아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종현도 팀의 주전센터로서 주도적인 책임감을 가지게 되며 집중력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모비스는 로드를 내보내면서 현재 네이트 밀러와 에릭 와이즈 등 190cm대 초반 이하의 단신외국인 선수 2명만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장신 외국인 빅맨을 보유한 팀들과의 매치업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다.
결국 팀 내 최장신센터인 이종현이 골밑에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다. 로드의 팀에서 이종현의 팀으로 거듭나고 있는 모비스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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