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이상화, 고다이라 등보다 평창 바라보자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입력 2017.02.21 09:03  수정 2017.02.21 10:46

고다이라와 7조서 함께 레이스..1-2위 각축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자칫 무리하면 큰 손실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이상화. ⓒ 연합뉴스

이상화(28)가 고다이라 나오(31·일본)를 옆에 두고 레이스를 펼친다.

이상화와 오다이라는 21일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 오벌서 열리는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나란히 7조에 배정됐다.

고다이라가 인코스, 이상화는 아웃코스에 선다. 이상화가 코스를 가리지 않고 올림픽 2연패 등 ‘빙속 여제’의 위용을 떨쳐온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더 선호하는 쪽은 아웃코스다.

아웃코스는 레이스 막판 상대의 등을 보면서 레이스 하는 양상이라 막판 스퍼트에 큰 동기부여가 된다. 승리욕이 남다른 이상화가 아웃코스를 선호했던 이유다.

게다가 상대 고다이라는 현재 세계랭킹 1위를 달리는 선수로 이상화 레이스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고다이라는 이상화의 올림픽 3연패를 저지할 강력한 대항마다. 존재 자체가 이상화에게 도움이 될 수는 없는 숙적인 것은 분명하다.

고다이라는 과거 올림픽 무대에서 이상화와 비교도 하기 어려운 선수였다.

하지만 2016-17시즌 이상화가 무릎과 종아리 등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가운데 고다이라는 급성장해 꼭대기에 있다. 대기만성 형이다. 이번 시즌 월드컵시리즈에서 6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고다이라는 “자비를 들여 네덜란드 유학을 다녀왔던 것이 결정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고 자평한다.

고다이라는 지난 10일 평창올림픽이 열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치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상화를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이상화는 37초49로 2위에 만족했다. 지난해 11월 월드컵 2차 대회서의 시즌 최고기록인 37.93을 0.44초 앞당겼다.

고다이라에 0.35초 뒤져 세계선수권 2연패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시즌 내내 무릎과 종아리 부상 탓에 월드컵 대회 출전 포기와 재활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이상화로서는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고다이라. ⓒ 연합뉴스

이번 대회에서도 이상화가 고다이라를 앞설 것이라는 예상은 많지 않다. 현재 이상화는 고질적인 왼쪽 무릎 부상에 오른쪽 종아리 통증까지 감내하는 등 정상적인 몸 상태가 아니다.

20일 벌어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도 고다이라는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강세를 이어갔다. 주종목이 아닌 여자 1000m에서 이상화는 악조건 속에도 아시아기록을 넘어서며 4위에 올랐다.

이상화도 대회를 위한 출국에 앞서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 평창을 바라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화에게 이번 대회의 금메달이 최우선 과제가 아니다.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며 재활 과정으로 여기는 것이 맞다. 자칫 무리하다가 큰 것을 놓칠 수 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금메달을 차지한 이상화는 2018 평창올림픽 금메달까지 노리고 있다.

동계올림픽 역사상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지금까지 보니 블레어(미국/1988 캘거리·1992 알베르빌·1994 릴레함메르) 한 명 뿐이다. 세계선수권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예니 볼프(독일)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이상화는 예전부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서 애국가를 내가 울리게 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해봤다. 그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설렌다”고 말해왔다.

이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고다이라의 등을 보며 스퍼트를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창올림픽을 의식하며 보다 넓게 멀리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2018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은 빙속 여제의 위대한 마무리를 위해 준비하는 단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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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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