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룰 협상 '난항' 국민의당, 지도부 나섰지만…
네거티브 조짐에 지도부 나섰지만 첩첩산중
평행선 달리는 안철수-손학규
보다 못한 지도부 개입…오히려 제2분열 낳을 수도
네거티브 조짐에 지도부 나섰지만 첩첩산중
국민의당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룰 협상이 난항을 보이면서 본선도 하기 전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지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회는 후보간 경선룰 협상 시한을 8일로 못박고 이를 넘길 경우 직접 나서겠다며 협상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난달 28일까지 마련하기로 했던 국민의당 경선룰이 안철수 전 대표 측과 손학규 전 대표 측의 팽팽한 줄다리기로 2주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지금까지 경선룰 협상의 성과는 당의 또 다른 후보인 천정배 전 대표만 '두 후보가 합의하면 함께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 뿐이다.
안 전 대표 측과 손 전 대표 측의 입장차는 현장투표와 여론조사의 비율에서 기인한다. 문제는 양 측이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는 점이다.
평행선 달리는 안철수-손학규
지난 5일 당 경선룰 TF팀장인 이용호 의원이 '현장투표 75%, 여론조사 또는 공론조사 25%'라는 중재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양 측은 이 의원의 중재안을 동시에 반대하고 각각 '현장투표 40%, 여론조사 30%, 공론조사 30%'(안철수측)와 '현장투표 80%, 숙의배심원제 20%'(손학규측)라는 각자의 주장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당의 경선룰 협상이 2주째 평행선을 달리면서 당론이 분열되고 후보간 네거티브 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전날 안철수 전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정중규 전 비상대책위원 등 창당발기인 35명은 "손 전 대표를 영입하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리라 생각했지만, 룰 협의 과정에서 보인 불합리한 요구 등에 당원들은 분개한다"며 성명을 내고 손 전 대표를 비난했고, 손 전 대표 측도 "친문 세력의 문자테러가 연상된다"며 맞받는 등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당 지도부가 나섰다. 오는 8일까지 시한을 못박고 그 안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최고위가 개입해 경선룰을 결정하기로 한 것이다.
7일 오전 박지원 대표는 당 선관위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간 상당히 의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간 안 된다"면서 "국민이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빠른 시일내 룰을 합의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립하는 양 측이) 상호비난으로 낯을 찌푸리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손 대표는 아무런 조건 없이 우리 당에 입당한 지 이제 며칠 되지도 않았다"면서 "그 분에 대해 분란을 일으킨다는 등의 비난을 하면 국민이 우리를 어떻게 보겠느냐"고 말했다.
보다 못한 지도부 개입…오히려 제2분열 낳을 수도
그러나 당 지도부가 마지노선으로 정한 8일이 되어도 경선룰은 결정되지 않고 최고위가 개입한다 하더라도 첩첩산중(疊疊山中)이다.
우선 당 지도부인 최고위가 경선룰을 의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를 묻는 '권한쟁의 시비'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최고위가 개입할 경우 최고위는 기존 경선룰 TF팀장인 이용호 의원이 제시한 중재안(현장투표 75%, 여론 또는 공론조사 25%)이 최종 경선룰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 안은 양 측이 이미 중재안을 반대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들은 당무위의 권한을 위임받은 최고위가 통상적인 업무를 의결할 수 있다고 하지만 '대통령후보 경선룰 의결을 통상적인 업무로 볼 수 있느냐'는 논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만약 논란이 커진다면 최고위에 권한을 위임한 당무위를 소집하는 쪽으로 문제해결을 도모하면서 2차 파열음이 생길 수도 있다. 당무위원회는 전국의 지역위원장들을 모아 결론을 내야 하는데, 이때 현역인 원내위원장들과 원외위원장들간 의견의 갈등이 불거지며 또 다른 내분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역위원장들이 상당수 안철수 전 대표 측 인사들로 포진된 점도 손 전 대표 측으로선 반발 요인이다.
한편 안철수 전 대표 측과 손학규 전 대표 측의 경선룰 협상은 애당초 권한을 위임받고 경선룰TF에서 대리인으로 협상에 임한 김철곤 캠프 대변인, 윤석규 전략특보는 빠진 채 김영환·박우섭 공동 대선기획단장 등 5인에게 위임된 것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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