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두 번째도 합격점…설레는 선발 진입
컵스와의 시범경기 선발 등판해 3이닝 1실점
타석에 설 기회도 부여하며 선발 진입 청신호
LA 다저스의 류현진(30)이 시범경기 두 번째 등판에서도 건재함을 알렸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각)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시카고 컵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해 3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52개였고 스트라이크 32개로 다소 제구가 불안했지만 특유의 탈삼진 능력(4개)을 선보이며 불안감을 일축했다.
류현진의 실점은 1회에 나왔다. 첫 타자 토미 라 스텔라를 1루수 앞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후속 타자 알베르트 알모라 주니어에게 좌익수 옆을 빠지는 2루타를 허용하며 위기에 봉착했다.
하이머 칸델라리오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렸지만 4번으로 출전한 맷 시저에게 다시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실점하고 말았다.
2회에는 제구가 흔들렸다. 류현진은 2회 맞이한 3명의 타자에게 볼 3개를 연속으로 던지며 불안감을 노출했으나 볼넷 1개를 제외하면 모두 삼진 또는 범타 처리하며 몸을 가볍게 했다.
3회에는 수비 도움을 이용한 영리한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류현진은 첫 타자 라 스텔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후 알모라 주니어의 강한 타구를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가 다이빙 캐치로 잡아내며 멋진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인상적인 부분은 타석에 선 류현진이었다. 당초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3이닝만을 맡길 것을 천명한 바 있다. 따라서 예정대로라면 3회초 수비가 끝난 뒤 경기를 마치는 것이 수순. 하지만 곧바로 이어진 3회말 1사 2루 상황에서 류현진을 타자로 내보냈다. 결과는 삼구 삼진.
이는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것과 동시에 선발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기도 하다.
올 시즌 다저스의 선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2014시즌까지 유지되던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강의 3선발 체제가 깨진 이후 다저스응 선발 투수 영입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준척급 선발들을 대거 확보하게 됐지만, 이는 오히려 자원 낭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미국 현지에서는 이번 5선발 경쟁에서 탈락되는 선수 일부를 트레이드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다저스 1~3선발은 클레이턴 커쇼-리치 힐-마에다 겐타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여기에 류현진을 비롯해 브랜던 매카시, 알렉스 우드, 훌리오 유리아스, 그리고 스캇 카즈미어 등이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류현진은 다음 등판에서 최소 5이닝 정도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선발 투수에게 긴 이닝 소화는 필수이자 최고의 덕목으로 꼽힌다. 류현진이 세 번째 등판에서도 무리 없이 던진다면 나머지 선발 한 자리를 확보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에게 타석에서의 감각을 되찾게 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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