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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정책본부, ATM 사업에 부실 계열사 끼워넣기 지시"


입력 2017.03.27 17:53 수정 2017.03.27 17:55        김유연 기자

롯데피에스넷 전 대표 증언…"'롯데기공 도와주라'고 말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롯데그룹 정책본부가 자동입출금기(ATM)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한 '끼워 넣기'를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27일 열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4명에 대한 2차 공판에는 롯데피에스넷의 전신인 케이아이뱅크에서 대표로 재직했던 장영환 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장씨는 케이아이뱅크 대표로서 롯데의 ATM 관련 사업에 관여한 인물이다.

장씨 증언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0월 자신이 대표로 있던 롯데피에스넷이 롯데그룹 외부의 업체에 ATM 제작을 맡기는 계획을 신 회장에게 보고했다. 이에 신 회장은 “롯데기공 사업이 어려운데 ATM 제작을 맡길 수 없나”며 롯데기공을 도와주라는 취지로 말했다.

당시 김선국 정책본부 부장은 단기간에 ATM 개발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정책본부 국제실장이었던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김 전 부장과 장씨를 따로 불러내 재차 롯데기공을 도와주라고 지시했다.

롯데기공은 주차설비·자판기 제조업체로 지난 2008년 채권 회수가 지연되며 부채가 급증하고, 2009년 1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로부터 워크아웃 대상으로 선정되는 등 롯데알미늄에 인수되기 전까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신 회장은 롯데기공을 살리기 위해 ATM 제작을 맡기려다가 기술력이 부족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ATM을 구매 과정을 롯데기공이 중개하게 해 39억3000여만원의 이익을 몰아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를 받고 있다.

그러나 앞서 1차 공판에서 신 회장은 “롯데기공이 당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이익을 챙겼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향후 직접 ATM을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계열사들이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도 정당한 경영판단이었다”며 반박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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