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환호’ 슈틸리케에 ‘싸늘’…상암벌 온도차
에이스 손흥민, 3만 관중의 열띤 환호
슈틸리케 감독 호명되자 환호 사라져
에이스 손흥민은 3만 관중의 뜨거운 환영을 받았지만 대표팀 수장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홍정호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승점13(4승1무2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지난 중국전에서 졸전으로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반드시 이겨야했던 시리아전을 잡아내며 한숨 돌렸다.
최근 계속해서 부진한 경기력으로 실망감을 자아냈던 대표팀 내 분위기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반응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경기 전 장내 아나운서의 선수 소개 멘트에서 손흥민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중들은 열화와 같은 성원을 보냈다. 좀처럼 대표팀 공격이 터지지 않은 가운데 관중들은 일제히 한국 축구를 구원할 것 같은 손흥민의 등장을 반겼다.
반면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팬들의 성원은 어디에도 없었다. 한국의 선발 라인업이 호명된 뒤 가장 마지막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이름이 불렸지만 환호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최근 악화되고 있는 여론만큼이나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관중들의 시선 역시 곱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날 대표팀이 전반 4분 홍정호의 이른 선제골 이후 시리아를 완벽히 압도하지 못하고 숱한 위기를 맞으면서 슈틸리케 감독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었다.
하지만 손흥민을 향한 관중들의 환호는 계속됐다. 공을 잡을 때마다 연신 ‘손흥민’을 연호하며 무언가 보여줄 것을 기대했고, 코너킥을 위해 이동할 때 근처에 있던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손흥민을 맞이했다.
비록 손흥민은 이날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수차례 날카로운 킥과 동료를 살리는 정확한 패스로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비교적 쌀쌀한 날씨 속에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대표팀은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어려움 속에서도 모처럼 웃을 수 있었지만 손흥민과 슈틸리케 감독을 향한 온도차는 상당히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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