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불안' 신태용호, 최선의 방어체계는?
4개국 초청대회서 화끈한 공격력으로 우승 차지
두려움 없는 공격과 창의적 축구 구사의 결실
‘공격은 확실, 수비는 불안’
올림픽 대표팀에 이어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도 변하지 않는 신태용 감독의 확실한 축구 색깔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디다스 U-20 4개국 초청대회 마지막 날 에콰도르에게 0-2로 덜미를 잡혔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우승을 거머쥐었다.
특히 신태용호는 이번 대회 내내 화끈한 공격 축구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록 에콰도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실험에 무게를 둔 선발 라인업으로 무득점 패배를 당했지만, 앞서 열린 2경기에서 7골을 집중시키는 폭발력을 선보였다.
공격의 선봉에는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 중앙 공격수로 나선 조영욱이 있었다. 가장 앞 선에서 공격을 이끈 이들은 함께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수시로 상대 골문에 위협을 가하며 상대 수비수들의 전진을 막았다.
중앙 미드필더와 풀백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는 것은 물론이다. 무엇보다 무의미한 백패스를 줄이고 보다 도전적인 전진패스를 구사하고 있다. 스코어에서 앞서고 있으면 수비를 두텁게 해 지킬 법도 하지만 신태용의 아이들은 전혀 걸어 잠글 생각이 없다.
반면 이번 대회를 통해 수비력에서는 다소 불안감을 안겼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히는 온두라스에게 두 골을 허용했고, 아프리카 최강 잠비아를 상대로는 1실점으로 비교적 선방했지만 전반 초반부터 상대의 빠른 스피드와 위협적인 슈팅을 제어하지 못하며 불안감을 낳았다.
주전 멤버가 대거 바뀐 에콰도르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는 골키퍼의 실수와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두 골을 헌납하며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신태용호의 수비 불안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을 이끈 신태용 감독은 당시에도 수비 불안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AFC U-23 챔피언십 결승서 일본에 2-0으로 이기고 있다가 내리 세 골을 내주며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올림픽 와일드카드 세 장 가운데 두 장을 손흥민과 석현준을 발탁하는 데 사용하며 자신만의 확실한 축구 스타일을 고수했다.
물론 화끈한 공격 축구는 눈을 호강시킬 수 있지만 U-20 월드컵의 호성적을 위해서 수비력은 반드시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번 U-20 대표팀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이승우과 백승호라는 확실한 스타가 공을 확실하게 소유하며 상대를 뒤로 물러나게 하고, 중원에서는 한찬희, 이진현, 임민혁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좌우풀백 우찬양과 윤종규의 오버래핑도 이번 대회를 통해 신태용호의 확실한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두려움 없는 공격과 창의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신태용 감독의 색깔은 비록 친선대회에 불과하나 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로 이어졌다.
이번 대회를 통해 이승우와 백승호 등을 앞세워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속설을 몸소 증명한 신태용호가 오는 5월에 있을 월드컵에서도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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