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직한 사회통합의 가치는 '자유'와 '책임'
합리적 개인주의가 추구되며 존중되는 사회가 '선진사회'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존중, 배려, 소통 등의 기본가치가 바로선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이런 가치들을 중시하는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사회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통합가치포럼'을 운영해왔다.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엮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일곱빛깔 무지개'를 펴냈고, 데일리안과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이러한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매주3회, 총 27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주 >
바람직한 사회통합의 가치는 '자유'와 '책임'
어느 시대에나 사회 구성원 간에 갈등이 존재한다. 갈등이 빚어지는 영역도 가정에서 이웃, 지역사회에서 기업, 국가에까지 그 폭이 넓다. 고전 사회학자인 짐멜(Simmel, 1971)은 모든 사회에 갈등이 존재한다는 사회갈등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바 있다. 개방적 사회일수록 사회갈등은 더욱 다양하게 표출된다. 그런데 어느 영역의 갈등이든 그 현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개개인의 가치와 이익의 상충이나 대립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어느 단위에서든 행위 주체인 개인의 판단과 행위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갈등의 해소 또는 완화를 위한 노력은 우선적으로 개개인의 인식과 행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통합을 위한 거대 담론 못지않게 개개인의 삶 속에서 노정되는 가치와 의식, 태도와 행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사회통합의 수준 역시 이와 관련지어 파악될 수 있다고 본다. 사회 구성원들이 가진 가치와 의식, 태도와 행태가 그 시대 그 사회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에 얼마나 부합되는지, 또 어느 정도 공유되는지가 사회통합의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구성원들이 추구하고 공유하기에 바람직한 통합가치는 무엇일까? 그 출발은 존엄하고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근본 덕목인 자유와 책임이어야 한다. 독립적인 인격 주체로서의 개인성의 확보는 가장 작은 공동체인 가정이나 이웃, 더 큰 지역사회의 영역에서 살아가는 데 필수 조건이 된다. 이러한 주체적 개인은 나의 자유를 보장받고자 하는 욕구 못지않게 타인의 자유로운 사고와 행동을 존중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이러할 때에 비로소 타인의 성취와 욕구에 대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정과 배려가 가능해진다.
사회갈등은 개개인의 인생관과 세계관의 충돌에서 연원된다. 개개인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주체적 가치관이 공유될 때 세대갈등이나 계층 갈등이 상당부분 완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억압하는 불합리한 제도, 권위주의와 집단주의 문화를 탈피해야 한다. 또 타인의 희생과 성취를 부정하는 질시의 심리를 극복해야 한다.
합리적 개인주의가 추구되며 존중되는 사회가 '선진사회'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활력은 진정한 개인주의가 확립될 때 촉진된다. 그동안 개인주의는 이기주의와 줄곧 혼동되어 왔다. 그러나 진정한 개인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이기주의와 분명하게 구별된다. 개인주의는 사회의 법률과 규범 안에서 나와 공동체나 타인의 권익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가운데 나의 자유로운 선택이 제한적으로 수용될 때 완성될 수 있다. 개인주의는 나의 욕구의 무한한 충족이 아니라 합리적 절제를 근본 덕목으로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합리적 개인주의가 추구되며 존중되는 사회가 선진사회이다. 자유와 평등, 법치의 가치는 개개인이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근원적인 가치이자, 저마다의 욕구 충족을 위해 질주하는 개개인 사이를 규율하는 공동체의 근간이 되는 보편적 가치이다.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이러한 근본적 가치들의 참뜻을 이해하고 내면화해야 한다. 또 이런 가치에 부응하는 행동이 요구된다. 이를 통해서만 사회 구성원들 사이의 적대적 분열과 이기적 질주에서 포용과 상생, 공존의 문화로 나아갈 수 있다.
사회통합의 유일무이한 방책은 있을 수 없다. 사회 구성원들이 통합가치들을 공유하고 그에 부응하는 실천을 한다면 사회통합의 수준은 점차 향상될 수 있다. 그래서 독립된 개체로서의 인간됨에 필요한 윤리 규범과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행동규범의 체득이 더욱 중요해진다.
우리가 자유와 책임, 존중과 배려, 최소 단위인 가족 간의 대화와 소통, 나라와 사회, 이웃과 가정으로부터 부지불식간에 얻게 되는 유형무형의 수혜들에 감사하는 마음, 공동체와 개인이 권익과 책무를 공유하는 공화의 가치들을 되새겨보는 이유이다. 우리가 함께 띄우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일곱 빛깔 무지개’가 우리 사회 구석구석을 비추는 희망찬 국민통합의 메시지가 되길 소망한다.
글/박경귀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
△주요 약력
·현직 : '15.09~ 국민대통합위원회(국민통합기획단장)
·학력 : 인하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경력 : '12 행복한 고전읽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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