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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청년이야기' 귀 기울일 자세 됐나?


입력 2017.04.10 18:44 수정 2017.04.10 19:53        석지헌 기자

세미나서 현실성·공감성 떨어지는 기존 답변 되풀이

청년 질문 사전 취합 후 답변…'짜여진 각본' 의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be정상회담'에 참석한 청년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일 실업 등 청년들의 고충을 듣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지만, 사실상 자신의 정책을 강조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또 사전에 청년들의 질문을 취합한 후 답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짜여진 각본'으로 진행됐다는 지적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년정책세미나 '청년일자리 be정상회담'를 열었다. 안 후보는 이날 한 청년이 "보증금과 월세가 싼 방을 찾아 매번 여행을 다닌다. 돈 없으면 안전한 지역에 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고충을 토로하자 "서울시가 지금 하고 있는 청년 임차보증금, 융자지원 확대를 실시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 이자 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주거 하면서 자기개발과 뜻을 펼칠 기본적인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라며 다소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또한 안 후보는 주거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해 "청년공동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늘릴 것인지에 대한 방안을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학 기숙사 문제에 대해서도 "시설이 확충되고 개선되는 그런 것들이 꼭 필요하다. 대학에서 기숙사를 새로 짓거나 개보수할 때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만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청년일자리 be정상회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청년실업과 관련해서도 안 후보는 '예산편성'에만 치우친 발언을 이어나갔다. "취업이 너무 힘들다. 인턴이 '금턴'이다. 연봉 2800만 원 받기가 왜이리 힘드냐"고 토로하는 청년 발언자에게 "평균 취업에 소요되는 기간이 8.3개월이다. 이 기간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청년성장지원금'에 대한 설명으로 일관했다. 안 후보는 "6개월간 월 30만 원씩 지원하는거다. 소요되는 재원이 약 3조 6000억 원"이라며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학생들을 월 50만 원씩 2년간 지원하면 5조 4000억 원이다. 충분히 조달 가능한 금액"이라고 답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이는 것 뿐 아니라 중고기업에 대한 인식개선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중소기업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한 정책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구체성이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러한 안 후보의 발언은 과거에서 일보 전진하지 못한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 2월 20일 청년과의 대화에서도 현실성이 부족하고 원론적인 대책을 내놨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안 후보는 당시 "비정규직이라는 게 기업에서 한시적으로 필요한 일에만 써야 하는데 항상 필요한 일에도 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어떤 기업이 일자리가 항상 필요로 하는 일이라면 '정규직으로 해결해야 한다'라고 못을 박으면 채용을 못하게 되고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청년정책세미나 일정 전 청년들의 질문을 미리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날 본보에 "미리 질문들을 받아본 것으로 안다. 안 후보도 관련 답변들을 준비해오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청년층은 안 후보의 취약층으로 분류된다. 리얼미터가 5일 발표한 5자 대결 조사에서 안 후보는 19~29세 청년층으로부터 23.6%의 지지를 받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같은 지지층에게 받는 지지율 53.50%로, 안 후보의 2배 수준이다.(해당 조사는 신뢰도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석지헌 기자 (cake9999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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