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완주한다" 유승민…바른정당 득과 실은?
"후보도 힘들겠지만 당도 힘들어...유의미한 지지율 얻어야"
"유 후보 외 나머지 30여 명 의원들 운명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선 완주 의사를 밝힌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낮은 지지율을 가진 후보들은 보통 연대나 단일화를 모색하기 마련이지만 유 후보와 바른정당 측은 '독자적 완주'로 의견을 모았다.
바른정당은 10일 저녁 전체회의를 열고 대선 관련 논의를 했지만 별다른 출구전략 없이 유 후보의 완주를 지지하기로 결론냈다. 유 후보도 같은 날 취재진에 "더 이상 연대나 단일화가 논란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유 후보의 완주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당이나 후보 측에서도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거라는 분석 때문이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11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유 후보는 (이번 기회를 통해) 차기에라도 가능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당으로서는 굉장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새누리당 시절을 보면 대선 후보를 위해 각 당협마다 유세차량을 꾸리고 선거운동원들은 각 동마다 최소 몇 명 씩이라도 붙여 데리고 다녔다"면서 "그런데 바른정당 현재 예산으로는 그걸 못하니까 시나 도의 차 한 대 정도만 당비로 지급하고 다 알아서 하라니까 조직적인 선거운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고충을 전했다.
그러면서 "지역구를 갔다가 이런 고충을 들으면 '그래도 유 후보를 도와달라'고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다들 이번에 우리가 될 가능성도 적은데 문재인이라도 막아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치권 관계자들도 유 후보가 지지율 10%대까지는 끌어올려야 완주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독자적으로 뛰겠다고 하니까 바른정당이 갈 곳이 없는 신세"라며 "20여 일 남은 대선 기간 중에 안 후보나 국민의당과 유의미한 연합, 연대 등을 이뤄내려면 유 후보의 지지율이 더 올라야지 2%대 지지율은 의미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유 후보 입장에선 현재 죽어도 자기가 죽으니까 끝까지 가겠다고 하지만 나머지 30여 명 의원들의 운명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비슷한 규모의 국민의당은 박지원 선대위원장이 악역을 맡아서 하고 안 후보는 비전만 이야기하듯 바른정당도 그런 뒷받침이 적극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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