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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발라 앞세운 유벤투스, 바르셀로나 삼킨 ‘효율축구’


입력 2017.04.12 15:56 수정 2017.04.12 15:5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홈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서 3-0 완승

조직적인 수비와 정교한 역습 점유율 축구에 맞서

홈에서 바르셀로나에 완승을 거둔 유벤투스. ⓒ 게티이미지

유벤투스가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당시 바르셀로나에 당했던 패배의 아픔을 되갚았다.

유벤투스는 12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각) 이탈리아 토리노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바르셀로나와 경기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유벤투스는 바르셀로나 원정에 대한 부담을 줄였고, 4강 진출 가능성도 높였다.


승리 가져온 ‘메시 후배’ 디발라 맹활약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친 파울로 디발라. ⓒ 게티이미지

매해 그랬듯 유벤투스는 ‘2016-17 이탈리아 세리 A’에서도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31경기를 치르는 동안 20실점 밖에 하지 않았고, 62골을 몰아넣으며 만만찮은 공격력도 뽐내고 있다.

홈경기 승률은 경이로울 정도다. 모든 대회를 통틀어 치른 25경기 가운데 22경기를 이겼다. 딱 1경기를 패한 것은 비중이 크지 않았던 이탈리아 슈퍼컵이었다.

그만큼 유벤투스는 홈에서만큼은 세계 어느 팀을 만나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8강전 상대가 바르셀로나였지만, 물러서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유벤투스는 초반부터 바르셀로나를 압도했다. 파울로 디발라는 자신감 넘치는 드리블 돌파로 전반 2분 만에 프리킥 기회를 얻어냈고, 곤살로 이과인의 헤딩슛이 바르셀로나 골문을 위협했다.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해서 테르 슈테겐 골키퍼의 킥 실수도 유발해냈다.

이에 바르셀로나 수비는 흔들렸고, 결국 유벤투스는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냈다.후안 콰드라도가 우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며 살짝 내준 볼이 디발라의 멋진 슈팅으로 이어지며 바르셀로나의 골망이 출렁였다.

특히 유벤투스는 이른 시간 선제골을 뽑아내며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일 수도 있었지만, 한 골에 만족하지 않았고 전반 21분 추가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을 파고든 마리오 만주키치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달려 들어오던 디발라가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 득점을 뽑아냈다. 유벤투스는 공격 시도가 많지는 않았지만, 효율적인 공격 전개로 전반전의 절반이 채 흐르기도 전에 2골이나 뽑아내는 저력을 보여줬다.

후반전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점유율은 바르셀로나가 가져갔지만, 유벤투스는 조직적인 수비와 정교한 역습을 선보이며 밀리지 않았다. 콰드라도와 만주키치의 측면 돌파는 계속 위협적이었고, 이과인의 슈팅, 디발라의 움직임 역시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후반 10분 만에 유벤투스는 이날 경기 세 번째 득점을 뽑아냈다.

코너킥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한 지오르지오 키엘리니가 헤딩슛으로 바르셀로나의 골망을 갈랐다. 크로스가 제법 길었고, 키엘리니는 제대로 점프를 뛰지 못했지만, 득점을 만드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이후에도 유벤투스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빠른 역습을 선보이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 지능 떠올린 수비 조직력

유벤투스의 수문장 부폰. ⓒ 게티이미지

유벤투스의 경기력은 나무랄 데가 없었다. 측면을 활용한 빠른 역습과 절묘한 침투에 이은 슈팅도 빛났지만, 가장 뛰어났던 것은 역시 수비 조직력이었다.

특히 바르셀로나에 좀처럼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최전방 공격수와 포백 수비진까지의 간격은 매우 좁았고, 이들은 한 선수처럼 움직였다. 볼과 선수들의 움직임을 모두 놓치지 않았고, 슈팅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서너 명의 선수가 순간적인 압박을 가하며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런 모습을 90분 내내 유지했다는 점에서 놀라움을 자아냈다. 실수나 틈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듯 보였고, 설령 문제가 생긴다 해도 세계 최고의 수문장 잔루이지 부폰이 버티고 있기에 걱정이 없었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의 절묘한 침투 패스로 유벤투스 포백 수비를 무너뜨리기도 했지만, 일대일 찬스를 잡아낸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의 슈팅이 부폰에게 막히며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을 열광시켰다.

수비가 완벽에 가깝다 해서 공격이 약한 것도 아니었다. 이날 경기만을 놓고 비교했을 때, 유벤투스의 공격은 MSN이 버틴 바르셀로나보다 훨씬 날카로웠다. 디발라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배 메시 앞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메시와 대표팀 동료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이과인 역시 득점은 없었지만, 날카로운 침투와 슈팅력을 뽐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여기에 유벤투스 승리의 주역으로 만주키치를 꼽지 않을 수가 없다. 그는 190cm의 장신이고,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선호했지만, 측면 공격수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바르셀로나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고, 기회가 생기면 주저하지 않고 슈팅을 시도했다.

수비에서도 훌륭했다.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상대와 볼 다툼에서 승리를 가져왔고, 최후방까지 내려와 메시의 공격을 차단해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이날 바르셀로나의 측면 공격이 효율적이지 못했던 데는 다니엘 알베스와 알렉스 산드로의 뛰어났던 수비력이 큰 몫을 담당하기는 했지만, 만주키치의 수비 가담도 큰 힘이 됐다.

아직 8강전 2차전이 남기는 했지만, 유벤투스의 준결승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다. 3골 차 승리에 무실점이란 1차전 경기 결과는 2차전 원정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캄프 누에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은 참사를 불러올 수 있다는 교훈을 남긴 파리 생제르맹을 떠올리며, 원정에서도 자신들의 축구를 선보인다면 유벤투스의 준결승 진출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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