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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 운동장’ 바르셀로나 몰락 부추긴다


입력 2017.04.12 14:35 수정 2017.04.12 14: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유벤투스와의 챔스 8강 1차전서 0-3 대패

대대적인 수비수 보강 필수적 요소 떠올라

바르셀로나의 수비진은 그야말로 답이 안 나오는 수준이다. ⓒ 게티이미지

FC 바르셀로나가 또다시 챔피언스리그에서 졸전을 펼치며 선수층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와의 8강 원정 1차전에서 0-3 패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일주일 뒤 열릴 홈 2차전에서 최소 세 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4강에 오를 수 있게 됐다. 반면, 유벤투스는 2014-15시즌 결승전에서 당했던 패배를 멋지게 복수하며 준결승 진출에 청신호를 켰다.

모든 면에서 유벤투스에 밀린 바르셀로나였다. 이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일부 선수들의 결장으로 인해 중원 강화에 힘썼고, 다소 생소한 쓰리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유벤투스와의 공세를 이겨내기엔 무리였다. 빅클럽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은 선수층이 문제로 대두되는 순간이었다.

전반 초반 파울로 디발라에게 선취골을 얻어맞은 바르셀로나는 전반 22분에도 추가골을 허용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쳐나갔다. 2골을 내준 바르셀로나는 그제야 공세적 입장을 취했지만 단단한 유벤투스 골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급기야 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키엘리니에게 헤딩골을 내준 바르셀로나는 예상치 못한 대량 실점에 하늘만 바라볼 뿐이었다. 남은 시간 리오넬 메시를 중심으로 공격을 강화한 바르셀로나는 만회골 없이 대패를 지켜봐야 했다.

사실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공격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게임 속에서나 이뤄질 수 있는 환상 조합의 현실화는 결성 3년 차인 올 시즌도 무지막지한 공격력을 내뿜고 있다.

바르셀로나의 진짜 문제는 이들을 받쳐줄 수비라인과 2선이다. MSN 각각의 선수들이 신계 공격수라 하더라도 매 경기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럴 경우 견고한 수비 또는 중원에서의 힘 싸움으로 이겨내야 하는데 아쉽게도 바르셀로나의 현주소는 기대와 동 떨어져있다.

특히 수비진은 바르셀로나의 최대 골칫덩이가 되고 말았다. 레전드였던 카를레스 푸욜이 은퇴한 뒤, 제2의 푸욜이라 불리며 기대 받는 선수들의 지속적인 등장이 그 증거다.

급기야 바르셀로나는 수비수 보강에도 힘을 기울이지 않으며, 그나마 영입한 선수들은 약속이라도 하듯 줄부상 또는 부진으로 일관하고 있다.

바르셀로나 수비수 역사상 최고 이적료는 2008-09시즌 다니 알베스(3550만 유로)로 어느덧 9년 전 이야기다. 이밖에 드미트로 치그린스키(2009-10시즌 2500만 유로), 가브리엘 밀리토(2007-08시즌 2000만 유로), 토마스 베르마엘렌(2014-15시즌 1900만 유로), 마틴 카세레스(2008-09시즌 1650만 유로) 등 수비수 이적료 10위 이내 선수들은 바르셀로나 유니폼 자체가 어색할 정도로 실패한 영입이었다.

결국 바르셀로나의 스쿼드는 일명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공격과 수비의 불균형이 심하다. 트랜스터마크트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의 올 시즌 스쿼드는 약 7억 5650만 유로(약 9219억 원)로 평가됐다.

이 가운데 공격수가 3억 5800만 유로(약 4359억 원), 미드필더는 1억 9800만 유로(약 2410억 원), 그리고 수비수는 1억 6550만 유로(약 2015억 원)의 몸값이 매겨졌다. 수비수가 공격수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며, 골키퍼 포함 스쿼드 전체에서의 몸값 비중이 21.9%에 불과했다.

UEFA 랭킹 1~5위팀 스쿼드 포지션별 평가액. ⓒ 데일리안 스포츠

UEFA 계수 1~5위팀과 비교하면, 바르셀로나의 수비수 불균형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랭킹 1위 레알 마드리드의 스쿼드는 7억 6480만 유로(9312억 원)로 가장 비쌌는데 수비수 몸값은 1억 7550만 유로(약 2138억 원)로 23%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위 바이에른 뮌헨은 30.9%로 훨씬 높으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32.1%)는 물론 이번에 맞대결한 유벤투스도 27.6%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된 공수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성적과 무관하게 수비수 보강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최근 이적시장에서는 수비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정도로 품귀 현상이 뚜렷하다. 과연 스쿼드 전체를 갈아엎을 대대적인 투자가 가능할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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