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토론] 북한 ‘주적’과 사드 배치 공세에 문재인 ‘진땀’ 반격
문재인, "주적,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
"사드 배치, 전략적 신중함이 필요한 고도의 외교안보 사안"
19일 KBS 초청 2017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할지 여부와 사드 배치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유 후보는 이날 밤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고 문 후보에게 묻자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유 후보가 “국방부 국방백서에 북한은 우리의 주적이라고 하고 있다”고 재차 따져 묻자 문 후보는 “국방부로서는 할 일이지만 대통령으로서 할 말은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문 후보의 답변 중 ‘대통령으로서’에 대해 유 후보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됐냐”고 지적하자 “유 후보도 대통령이 되면 남북간 문제를 풀어가야 할 입장이다. 필요할 땐 남북정상회담도 필요한 것이고, 국방부가 할 일이 있고 대통령이 할 일은 따로 있다”고 말했다.
또 유 후보가 “공식문서에 북한을 주적이라고 하는데 대한민국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을 주적이라고 못하느냐”고 지적하자 문 후보는 “저는 입장을 밝혔다”고 잘라 말했다.
유 후보가 “주적이라고 말을 못한다는 것이냐”고 거급 묻자 문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발언은 아니라고 본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 후보와 문 후보 사드배치를 두고 또 한 차례 부딪쳤다.
유 후보가 “6차 핵실험을 하면 사드배치를 하겠다는 거냐. 5차까지는 반대하고 6차에는 찬성하는 게 이게 무슨 이야기냐”고 묻자 문 후보는 “미국도 5차 때 가만히 있다가 6차 때 칼빈슨호 전진배치 한 것 아니냐. 상황이 더 긴박해진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는 “미국은 사드 배치를 오래전부터 하고 싶어 했다”고 재차 반박하자 “행동으로 옮긴 게 그렇지 않냐”고 반박했다.
문 후보가 사드배치 가능성을 내비치자 이번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공세를 퍼부웠다.
심 후보는 “문 후보님,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하면 사드 배치에 찬성하겠다는 거냐”고 따져 묻자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중국이 제어하는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배치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답변을 들은 심 후보는 “'전략적 모호성'이라고 말할 때 굉장히 당혹스러웠다. 전략적 모호성은 평론가 언어지, 정치지도자의 언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모호성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 받아드리겠냐”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이에 “전략적 신중함이 필요하지 않냐. 고도의 외교안보 사안”이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문 후보의 답변에 “미국과 중국 주변국들에게 전략적 모호성은 이중플레이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비판하자, 문 후보는 “심 후보님이 제 입장에 대해 마음이 들든 들지 않든 제 입장은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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