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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공격 포인트는 '안보'...보수후보 집중공세 '효과'보나


입력 2017.04.20 12:49 수정 2017.04.20 14:41        문현구 기자

'북한 주적 규정'에 문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안 '불법 대북 송금'에 "공과 과가 있다" 모호한 답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보수정당 대선후보들의 '양강' 공격 포인트는 역시 '안보'로 모아졌다. 19일 밤 치러진 두 번째 TV 토론회에서 보수 후보들은 '안보이슈'를 고리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를 집중 공략했다.

'북한 주적 규정' 물음에 문재인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

먼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문 후보와 '주적'(主敵)을 둘러싼 설전을 펼쳤다. 유 후보는 "문 후보에게 묻는다. 북한이 우리의 주적인가"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에 문 후보가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하자, 유 후보는 "아직 대통령이 안 됐지 않느냐"라고 비판했다.

이어 유 후보는 "우리 국방백서에는 '주적'이라고 나온다"라고 말하자 문 후보는 "국방부는 할 일이지만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유 후보가 다시 "대통령이 됐는가"라고 따지자 "그렇게 강요하지 말라"며 신경전까지 벌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문 후보를 공략하는 데 가세했다. 홍 후보는 북한과의 인권결의안 기권 사전협의 논란과 관련해 "송민순 장관께서 거짓말을 했는지 문 후보가 거짓말을 하는지 (청와대) 회의록을 보면 나올 것"이라며 "나중에 회의록에 거짓말했다는 것이 밝혀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문 후보는 "지금 정부의 손에 (회의록이) 있는 것 아니냐"면서 "확인해보라"라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가 "나중에 거짓말로 밝혀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질문했지만 문 후보는 "그럴 리가 없다"며 답했지만 곤혹스러운 표정이 TV 화면에 그대로 전달됐다.

유 후보는 문 후보의 사드배치 입장도 따졌다. 유 후보가 "북한의 5차 핵실험까지는 사드배치를 반대하다가 6차 핵실험을 하면 사드배치에 찬성한다는 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고 중국이 제어하는 역할을 못 한다면 배치할 수도 있다'라고 그렇게 대답을 했다"라고 말했다.

안철수 후보에 대한 공격은 홍준표 후보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홍 후보는 안 후보에게 “안철수 후보가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당론을 변경하려면 박지원 씨 내보내야 한다. 내보낼 의향 있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안 후보는 “제가 CEO 출신이라 독선적이고 혼자 결정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다음에 ‘박지원 상왕론’이 나왔다. 네거티브도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저는 창업주다.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지금 그 말은 스티브 잡스가 바지사장이라는 소리와 같다”고 맞받아쳤다.

홍 후보가 재차 “박지원 씨를 그 당에서 내보낼 수 없다는 거냐”라고 묻자 “사람마다 역할이 있고, 장단점이 있다”고 따졌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KBS 주최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토론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 후보는 또 “안 후보는 참 오락가락 한다. 사드배치도 한다, 안한다. 햇볕정책도 계승한다, 안 한다 답변도 없다. 지도자는 결단과 결기가 중요한데 오락가락해서 되겠나”라고 공세를 펼쳤고, 안 후보는 “왜곡이다. 저만큼 결단의 인생 산 사람 없을 것이다”고 반박했다.

안철수 '불법 대북 송금' 질문에 "공과 과가 있다" 모호한 답변

김대중 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4억5000만달러 불법 대북 송금 사건에 대한 질문도 안 후보에 대한 '공략' 포인트가 됐다.

유승민 후보는 "이틀 전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전북 전주에 가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김대중 대통령을 대북 송금 특검으로 골로 보냈다'고 했다. 대북 송금 사건이 잘 됐다고 보느냐"고 했다. 이에 안 후보는 "모든 역사에는 공과 과가 있다"며 "공은 계승하고 잘못된 일은 교훈 얻어 반복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계속해 안 후보는 '북한 핵이 우리 머리 위로 떨어지는데 안 후보는 애매한 답변만 하고 있다'는 유 후보의 또다른 질문에는 "애매하지 않다. 공과 과가 있다"고 했다. 안 후보는 "(대북 송금 사건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점이 남북정상회담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홍준표 후보도 가세해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한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안 후보는 "그것(햇볕정책)에도 공과가 있다. 100% 다 옳거나 옳지 않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홍 후보가 재차 "글쎄, 햇볕정책을 계승할 거냐 아니냐"고 묻자 안 후보는 "대화를 통해 평화를 해결하는 방향에는 동의한다. 다만 지금은 대북 제재 국면이니 강력한 제재와 병행해서…"라고 했다.

안 후보는 '집권하면 북한에 달러를 제공할 것이냐'는 홍 후보 질문에 "그럴 일은 없다. 완전 넘겨 짚기고 논리 비약"이라면서 "(내가 불법 대북 송금에) 찬성하는 게 아니잖으냐"라고도 했다.

이처럼 안보 이슈와 관련해 집중 공격을 받은 문 후보와 안 후보는 토론회 내내 적잖이 당황한 표정을 짓기도 하자 정치권에서는 '약점'에 대한 부분이 드러난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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