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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통합위원회 일곱빛깔무지개-10] 가족 간 화합과 소통이 국가 통합 실현


입력 2017.04.25 00:10 수정 2017.04.25 06:00        박진여 기자

"가족이기 때문에"…'생각 대화' 대신 '공감·치유대화'로 '소통'

이유를 묻기보다 아픔이나 감정을 같이 느껴주는 대화 필요

"가족이기 때문에"…'생각 대화' 대신 '공감·치유대화'로 '소통'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존중, 배려, 소통 등의 기본가치가 바로선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이런 가치들을 중시하는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사회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통합가치포럼'을 운영해왔다.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엮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일곱빛깔 무지개'를 펴냈고, 데일리안과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이러한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매주3회, 총 27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주 >

송길원 목사
자신에게 "쓰레기"라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밀쳐 숨지게 한 아들, 80대 모친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집에 불을 지른 아들, 14개월 된 어린 딸이 울고 보채자 숨이 멎을 때까지 때려 숨지게 한 아버지, 바람난 남편에게 아들을 학대하는 영상을 보내 돌아오라고 협박하는 여성까지….

존속 살해나 가정 폭력은 일반적으로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한 연구는 대화가 원활하지 못한 부부는 15년 이내 이혼할 확률이 94%나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가족과 식사하며 대화하는 횟수가 주 4회 이상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두 배 이상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한편 가족 간의 대화 시간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사회 적응력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 간의 원활한 대화는 엄청난 힘을 지닌다. 자녀들에게는 자존감을 키우고 긍정적 자아상을 갖게 한다.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며 민주 사회 시민으로 자라가는 가장 기초적인 학습이 된다. 부부에게는 정서적 친밀감과 함께 행복한 삶을 보장한다. 결국 가족 간의 소통은 국가 경쟁력을 높이며 사회 통합의 가치가 된다.

"가족이기 때문에"…'소통 부재'·'생각 대화' 가족 단절 야기

취업 포털 사이트 '커리어'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 조사에 따르면 45.2%가 가족과 하루 평균 10~30분의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인구보건복지협회 조사에서는 부부 세 쌍 중 한 쌍 꼴로 서로 하루 10분도 채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가족 내 대화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일까? 의외의 답은 '가족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다. '스스로 알아주길 바란다', '알거라 여긴다'라는 생각이 바탕이 돼 서로를 알리려는 노력조차 생략된다. 그러면서 오해는 켜켜이 쌓여간다. 가족 간의 불통을 만들어낸 전형적인 대화법은 '생각 대화'이다. 이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서 상대의 의견을 무시하는 유형이다. 예를 들어 시어머니의 생신에 대한 계획을 묻는 상황에서 "주말에 어머님 생신인데 가야지", "그래 오후에 가서 저녁 먹고 오면 되겠다", "왜 그렇게 늦게 가? 오전에 일찍 가서 집안일 좀 돕고 오자", "하루 종일 거기서 뭐 해. 난 오후에 일이 있어", "저녁을 좀 일찍 먹고 올라오면 되잖아" 등 서로 자신의 생각만 강요하는 대화가 이어지면 싸움으로 번지기 십상이다.

가족은 사회의 기반…'공감·치유 대화'로 통합 가치 함양해야

그렇다면 가장 이상적인 대화는 어떤 대화일까? 좌뇌에서 우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일러 공감 대화라 한다. 좌뇌는 언어를 지배하는 뇌다. 분석, 비평, 평가, 해결책을 제시한다. 하지만 우뇌는 공감, 위로, 이해를 제공한다. 좌뇌를 일러 물음표의 뇌라 한다면 우뇌는 느낌표의 뇌다. 이유를 묻기보다 그 아픔이나 감정을 같이 느껴주는 대화를 말한다.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아이고. 나라도 그렇게는 못했을 거야' 라는 식의 공감의 대화는 항상 내편이 있다는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또 일상의 대화를 상담적 언어로 바꾸는 것이다. 이를 치유 대화라 한다. 많은 말을 하려 들지 않고 많이 들어준다. 상담 언어의 핵심은 긍정이며 참여다. '바로 그거야!', '이번에는 내가 도와줄게' 등의 말이다. 긍정의 언어를 사용하면 가족들에게 희망이 된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는 세계관이 된다. 성인 세대에게는 갈등을 다른 관점에서 보게 함으로 위기 관리 능력을 배양시킨다. 한국 가정이나 사회는 바로 이런 새로운 언어에 눈을 떠야 한다. 이때 '너는 너', '나는 나'가 아닌 '우리'를 꿈꾸게 되며 나와 다른 것은 다를 뿐 틀린 것은 아니라는 통합적 가치를 지니게 된다. 바로 여기에서 국가 경쟁력이 싹트게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 습득한 소통기술, 통합 사회 실현의 밀알

최근 여성가족부는 제3차 건강 가정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이번 기본 계획은 아동 학대와 가정 폭력, 청소년 범죄 등 각종 사회 문제의 원인이 되는 가족 해체를 예방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아우르는 사회 통합을 실현하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가족 관계 증진을 위한 서비스 기반 조성에는 가족 생태계를 아름답게 가꾸는 것을 포함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모든 교육은 학교 공교육을 넘어서 사회의 기초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바른 소통의 기술을 학습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찾아가는 가족 교육'을 활성화하되 '대화 학교'라든지 분노 조절을 위한 '이모션 코칭 스쿨' 등을 통해 고질적인 불통의 병폐를 해소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작업이 원활히 이루어질 때 우리는 사회 통합의 가치로서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을 꿈꿀 수 있다.

글/송길원 목사

△주요 약력

·현직 : 하이패밀리(공동대표)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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