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다 삐끗한 안철수 지지율에 기지개 펴는 김한길
"달처럼 남의 빛만 반사하는 지도자 한계 명확"
"문재인, 노무현의 비서실장이어서 모신 것. 박근혜와 비슷"
"이제는 뒤에만 있지 않고 나서서 돕겠다"
"달처럼 남의 빛만 반사하는 지도자 한계 명확"
김한길 국민의당 전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4일 "정치 지도자는 스스로 해처럼 발광(發光)해야 한다. 달처럼 남의 빛을 반사하는 지도자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13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 그동안 사실상 칩거해온 김 전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자신의 개인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구의 무엇이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이같이 말했다.
15일 앞으로 다가온 19대 대선에서 양강 구도의 한 축인 문 후보를 직접 겨냥하고 안 후보를 차별화하는 발언이다. 문 후보의 지지자들이 문 후보를 일명 '달님'이라고 부르는 것을 빗댄 고도의 패러프레이징(parapharasing, 말바꾸기)이기도 하다.
김 전 위원장은 "특정세력이 문재인 후보를 대선후보로 모신 이유가 뭐겠느냐"며 "정치적인 성과가 있어서 모신 게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박정희의 딸'이라는 것 때문에 선거의 여왕이라고 떠받든 결과가 어찌됐는지 잘 알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어 이날 기자들에게 "이제는 뒤에만 있지 않고 나서서 좀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면서 앞으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전면에 나서서 도울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도움의 방법이나 시기에 대해서는 "일정은 조정 중"이라는 대답만 내놨다.
"문재인, 노무현의 비서실장이어서 모신 것. 박근혜와 비슷"
"이제는 뒤에만 있지 않고 나서서 돕겠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50여 분의 기자간담회를 통해 문 후보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이번 대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이번 대선에 나선 한 후보가 촛불민심이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저는 거부감을 갖는다"며 "반성도 자성 하나도 없이 정치가 아닌 다른 분야에 대해서만 대청소를 이야기하고 적폐청산을 이야기하는 것은 염치 없는 짓"이라고 했다.
민주당내 끊임없이 제기되는 '패권주의'에 대한 발언도 이어졌다. 자기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그는 "저는 당원의 65% 이상 7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아서 대표가 된 사람이다. 손학규 전 대표도 그렇고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도 당대표를 했다"면서 "하지만 당 대표도 그 세력의 패권주의를 이겨낼 도리가 없다. 거기에(그 세력에) 굴종하거나 굴복하지 않으면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께서는 이런 부분을 심각하게 보셔야한다. 이 기회에 우리나라 정치의 후진성을 극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전 위원장은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박빙의 세를 이루고 있다가 요즘 들어 안 후보의 지지율이 정체되고 있는 상황은 여의치 않다"면서 "그렇지만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만큼 문 후보의 지지율이 오른 것도 아니다"고 말해 반등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조직적인 네거티브 영향도 있고 안 후보의 장점을 우리가 더 잘 알리지 못한 이유도 있다"면서 네거티브에 대해서는 "잘 이겨내야죠. 저는 그걸 10년이나 당했는데요"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이번 대선이 '야야(野野) 대결'임을 강조했다. 최근 문재인 후보 측에서 '적폐청산' 프레임을 강조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 의도에 갇혀서는 절대로 안 된다"며 "보수표를 가져오기 위해서 소위 보수 후보인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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