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TV토론 방식에서 향후 국정운영 스타일 보인다
문재인, 질문 공세에 흔들리는 모습…감정도 드러내
홍준표·유승민 디테일 부족·과잉…안철수, 타 후보 공약 호평 인상적
오는 5월 9일 조기대선을 앞두고 연이어 방영되는 후보자들의 TV토론 장면을 보면서 향후 국정운영 시 소통 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 25일 진행된 4차 TV토론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다른 후보들의 질문이 집중되자 문 후보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질문 공세에 흔들리는 모습…감정도 드러내
문 후보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 공약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대통령 후보가 재원 대책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이에 문 후보는 “세세한 건 우리 (캠프)정책본부장과 토론하게는 게 낫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문 후보는 일자리 공약 실현을 위한 예산이 지나치게 적다는 다른 후보들의 지적에도 끝내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문 후보는 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의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의 640만달러 수수 의혹 제기에 “이보세요. 제가 조사 때 입회한 변호사다”라고 다소 감정이 섞인 발언도 내뱉었다.
문 후보의 이런 모습을 두고 향후 의사결정 과정에서 '불통' 가능성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상대 후보의 공세가 계속될 때는 답변을 회피하거나 묵살했고, 감정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다소 고압적이었다는 지적도 있어 문 후보가 적폐로 지적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다를 게 뭐가 있냐"는 비판도 나왔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실패 사유 중 하나가 불통이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을 위한 직언이나 활발한 토론 없이 상명하복식 문화가 자리잡았던 것이 정권의 추락을 가속화했다는 데 이의를 다는 사람은 별로 없다.
홍준표·유승민 디테일 부족·과잉…안철수, 타 후보 공약 인정 태도 보여
한국당 홍 후보의 토론 내용에는 디테일이 부족했다는 평가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와 안보위기론을 제기하며 안보프레임을 꺼내들었지만,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들릴 수 있는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행정수반이자 국군통수권자로서 구체적인 사항을 실무진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국민들을 이해시킬 정도의 디테일은 갖추고 있어야 국민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홍 후보와 달리 바른정당 유 후보는 정책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디테일에서는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이다. 다만 바른정당이나 유 후보가 추구하는 정치 이념과 가치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하는 정치지도자로서 디테일에 너무 파고들다보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만기친람(萬機親覽)' 과오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지난 토론회에서 네거티브 공세로 낮은 평가를 받았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정책검증 위주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서는 후한 평가를 받았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중국과의 외교가 중요하다며 ‘환경 안보’를 언급하면서 색깔론에 빠질 수 있었던 대화를 정책토론으로 끌고 갔다는 것이다. 또 상대 후보의 정책 공약에 공감할 때는 지지를 보내고 긍정평가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는 평이다.
이번 대선에서 어느 후보가 당선돼 집권하게 되더라도 여소야대 국면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상대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모습이 중요하다는 게 정치권의 공통된 지적이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