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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통합위원회 일곱빛깔무지개-11] 가정내 개인주의 덕목 함양, 건강한 사회 만드는 코드


입력 2017.04.27 06:00 수정 2017.04.27 06:35        박진여 기자

가정내 개인주의·자유주의 확립, 책임과 자기통제 미덕 함양

가정은 '지혜로운 왕'이 다스리는 왕국…'가족 정치' 필요

가정내 개인주의·자유주의 확립, 책임과 자기통제 미덕 함양
가정은 '지혜로운 왕'이 다스리는 왕국…'가족 정치' 필요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존중, 배려, 소통 등의 기본가치가 바로선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간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이런 가치들을 중시하는 사회적 담론을 형성하기 위해 사회각계각층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통합가치포럼'을 운영해왔다. 포럼에서 논의된 내용을 엮어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일곱빛깔 무지개'를 펴냈고, 데일리안과 국민대통합위원회는 이러한 가치를 국민들과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매주3회, 총 27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주 >

'품안의 자식'은 과거형…현대사회에는 '근대적 개인'

글/한정석 통합가치포럼위원
유교 문화적 유산이 강한 한국의 경우, 가족 공동체 내에서 자녀는 부모에게 예속된 존재라는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 흔히 '품안의 자식'이라는 표현은 부모가 자녀의 정신적 성숙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족 공동체 안에서 구성원들에게는 이해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족 간에는 서로가 서로에게 조건을 전제로 하는 교환 행위나, 배타적 소유권 등이 인정되기 어렵다. 어떤 면에서는 이러한 원초적 질서가 가족 간의 사랑과 유대를 강화시킬 수도 있겠지만, 현대 사회에서 가족은 더 이상 개인 간에 경계가 없는 '원시 공동체'로 존재하기 어렵다. 가족 내 질서가 자생적 질서라면 사회적 질서는 확장적, 설정적 질서라 할 수 있는데, 현대는 고대나 중세와는 달리 이 가족 내 자생적 질서와 사회의 설정적 질서 간에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도 '근대적 개인'이라는 정체성은 이제 가족 안에서도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한다.

강요보다 설득, 훈계보다 이해…자녀 사회화에 발맞춰야

이러한 문제는 가족 안에서 소통하는 방식도 근대적 개인주의에 의해 이뤄져야 한다는 자연스러운 요구를 동반하게 된다. 즉 부모는 자녀를 온전한 인격을 갖춘 개인으로 대하고, 개인의 자유와 욕구에 대해 성인들 간에 이해하고 수용하는 정도의 관용적 태도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강요보다는 설득, 훈계보다는 이해, 처벌보다는 반성을 유도하는 대화의 기법이 필요하다. 즉 모든 개인은 보편적 이성에 따라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어린 자녀들이라 하더라도 그러한 사리 판단을 통해 자신의 행위와 욕구를 이해하고 반성할 수 있다는 전제를 하자는 것이다. 물론 자녀가 아주 어릴 때에는 자신의 욕구를 객관화할 수 없으므로 적절한 통제를 통해 금지의 원칙들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오죽하면 3000년 전 인류 최초의 문명을 열었다는 수메르에서 조차 '아이들의 귀는 등짝에 달려 있다'라는 속담이 새겨진 점토판이 나왔을까. 이러한 인류의 본질적 속성은 자녀가 사회화되는 정도에 따라 그 대화의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정내 개인주의·자유주의 확립, 책임과 자기통제 미덕 함양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점을 알게 하기 위해 유태인 가정에서는 자녀에게 집안일을 돕는 조건으로 용돈을 준다고 한다. 그러한 행동 준칙을 통해 자녀는 당연히 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일을 해야 한다는 세계관을 확립하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교육인 것 같지만, 이러한 개인주의, 자유주의적 세계관을 자녀들이 확립하게 되면 책임과 자기 통제의 미덕을 알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도 자녀들의 세계관 교육에 대한 방법론들과 실천 프로그램들이 연구되고 보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부모를 먼저 훈련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도 그래서 나온다.

개인주의 덕목의 내면화는 결국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코드

부모의 애정이 자녀에게는 간섭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역시 자녀를 '독립된 인격을 가진 개인'으로 대하는 것 외에 다른 처방이 없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아무리 어려도 자녀는 비판적 사고가 가능한 개인임을 전제해야 하는 것이다. 이로부터 개인주의 덕목으로 말하는 '상호 호혜'와 '비폭력 원칙', '선택의 결과 수용' 등의 질서를 내면화하도록 이끈다면 자녀는 자율적 책임을 잊지 않는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진실된 개인의 가치가 결국 사회에서 남을 배려하고 자신도 대접받게 되는 코드이기 때문이다.

가정은 '지혜로운 왕'이 다스리는 왕국…'가족 정치' 필요

가정은 교육이 일어나는 장소이기는 하지만, 사실 가정은 '지혜로운 왕'이 다스리는 왕국이어야 한다. 이 관점은 가정에는 분명한 질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표현한 것이다. 가정은 민주주의도 자유주의도 아닌, 현명한 군주가 있는 작은 국가이며, 국가에 국법이 있듯이 가정에도 규칙이 존재해야 한다는 보수주의적 관점이다. 그래서 가족 회의도 필요하고 가족 간의 역할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가족 안에서 격식이 있는 대화와 문제 해결에 대한 토의는 자녀에게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과 공적 질서에 대한 개념을 습득하게 한다. 따라서 가족 간에는 개인주의적 덕목을, 그리고 가정에는 보수주의적 질서 공동체의 덕목을 함께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가정에도 '가족 정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글/한정석 통합가치포럼위원

△주요 약력

·현직 : 미래한국 편집위원
·전직 : KBS 프로듀서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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