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차례 TV토론, 한국의 케네디 나올까…역전 드라마 주목
TV토론 마치면 후보 지지율 변동…막판 변수 가능성
안철수, 지지율 하락 원인…홍준표, 상승 동력 얻나
'5·9대선'이 불과 열흘 남짓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후보들의 당락을 가를 중요 변수로 TV토론회가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 탄핵과 파면에 따른 조기 대선 형식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촉박한 선거 준비 기간 등으로 인해 역대 대선과는 달리 충분한 정책 검증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로 인해 선거기간 동안 후보 간 정책 대결보다는 네거티브 공방이 주를 이룰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TV토론회 통해 대선후보간 '지지율 변동' 조짐…막판 변수 가능성
실제로 4월 중순 '양강구도'로 재편된 이후 선두권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간에는 거센 공방전이 펼쳐지고 있다.
문 후보 측 쟁점으로는 후보 아들인 준용 씨 특혜 채용 의혹, 송민순 전 외교부장관 회고록에서 불거진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논란 등이 도마 위에 올라 있다. 반면 안 후보 측에선 후보 부인 김미경 씨 서울대 교수 특혜 채용 논란, 안 후보 보좌진 사적 이용 의혹 등이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의혹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제기돼 어느 정도 검증이 된 내용이란 점에서 이를 앞세운 네거티브 공세가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대신에 선거 판세를 흔들 수 있는 요인으로 TV토론회가 꼽히고 있다. TV토론회는 후보들이 직접 나와서 정책과 공약을 갖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유권자들은 여러각도에서 후보들을 비교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특징이 있다. 토론회를 마칠 때마다 후보들의 지지율 변화가 있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동안 토론회에서 호평을 듣지 못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경우 지지율이 최근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안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초반에는 문 후보와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지지율 추이를 보이던 것이 최근에는 토론회 영향 탓으로 지지율 하락과 함께 문 후보와의 격차도 오차 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이와 관련, 박지원 당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 간담회 때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보수층 표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일부 이동했다는 기자들의 물음에 "말씀드리기 가슴 아픈 일이지만 TV토론을 보고 그런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TV토론회 최대 수혜자로 꼽혀…지지층 결집 계기
반면, 선거전 개시 이후 지지율 상승에 별다른 동력을 찾지 못하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TV토론에서 '보수표심'을 긁어주는 '사이다 발언'을 쏟아내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어 대조적이다.
TV 토론이 승부를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됐던 사례는 미국 대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961년 케네디 대 닉슨 후보 간 세계 최초의 TV 토론회에서다. 토론회 전까지만 해도 케네디 후보는 닉슨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뚜껑이 열리자 건강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유권자 표심을 사로잡은 끝에 역전승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앞으로 '19대 대선'에서 남은 주요 TV토론회는 단 2차례다. 28일 저녁 중앙선거방송토론회위원회가 주관하는 경제 분야 토론회와 5월 2일 역시 같은 기관이 주관하는 사회 분야 토론회가 열린다.
이들 토론회에서 후보 간 정책 대결이 제대로 펼쳐질지 여부와 '1강'으로 흘러가는 대선 구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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