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열혈지지층'은 양날의 검…거부감 유발
심상정‧전인권도 공격 대상…팬클럽 중심 조직적 행동도
문 후보 본인도 '딜레마'…"'박사모'와 다를 바 없어" 우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이른바 '문빠'로 불리는 열혈지지층은 '양날의 검'이다.
이들의 열성적인 지지 덕분에 각종 논란과 의혹에도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문자 폭탄이나 욕설 문자, 악플 등 부정적인 지지활동으로 거부감도 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일부 열혈지지층이 경쟁후보에게 보낸 과도한 공세로 인한 내전(內戰)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태다. 당시 일부 비문(非文)계 의원들은 '문자폭탄', '18원 후원금' 공격을 받는 등 때아닌 곤욕을 치러야 했다. 온라인에서는 이들의 과격한 지지활동을 두고 '문(文)슬림'으로 부르기도 한다.
주요 포털사이트 대선 관련 기사 댓글란이나 커뮤니티 등에서는 문 후보 지지층과 다른 후보 지지층 사이에 격한 공방이 벌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은 열성 지지자들이 충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상정도 전인권도 공격 대상…팬클럽 중심 조직적 행동도
최근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문빠'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이들은 지난 19일 2차 TV토론회에서 심 후보가 문 후보에게 불리한 질문을 했다는 이유로 정의당 홈페이지를 마비시켰다.
지난 21일에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 전 문재인 당시 비서실장이 북한에 의견을 물어봤다'는 증거를 공개하자 '문팬(문 후보 팬카페)'에 '댓글 (공격) 지원 요청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실제로 '문팬'에는 지난 7일 "모든 기득권 언론과 적폐세력들이 단합을 하여 맹렬히 (문 후보를) 공격을 하고 있다며 △SNS 적극 참여하기 △문재인 후보님 기사에 적극적인 선플달기 △가짜뉴스 및 유언비어 적극적인 신고하기 등을 공지했다.
정치권을 넘어 공세를 가하기도 했다. 가수 전인권씨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자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은 "뽕쟁이 XX, 노래나 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보내며 그를 '적폐세력'으로 몰아갔다.
문재인 본인도 '딜레마'…"'박사모'와 다를 바 없어"
문 후보 본인에게도 딜레마였다. 그는 지난 2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극성 지지자들로 인한 후보의 확장성 문제' 지적에 "SNS를 통해 주권자로서 의사를 활발하게 표현하는 것은 인정하나 정도를 넘어서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정당한 주권행사를 벗어나기 때문에 자제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저희 지지자들에게도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후보의 자제 요청에도 일부 지지자들의 과격한 행동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이미 "문재인 당선 땐 문빠공화국(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또 다른 최순실 '문빠'가 있을 것(이철우 자유한국당 의원)"라는 등 '문빠'는 이미 정치권에서 문 후보의 공격 프레임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치권 한 관계자는 "문 후보 측 문빠들을 보면 '박사모(박근혜를사랑하는모임)'를 욕하면서 박사모와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상대후보 지지자에게 사이버테러 수준의 공격을 가하는 과격한 행위는 선거에서 없어져야할 적폐"라고 지적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