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OX] '실' 보다 '득' 많았던 고소영 10년 성적표

'완벽한 아내'로 오랜 만에 복귀

연기력 논란 딛고 배우 입지 다져

'완벽한 아내'로 오랜 만에 복귀
연기력 논란 딛고 배우 입지 다져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로 10년 만에 복귀한 고소영이 ‘심재복’이라는 인물을 말끔히 소화해 내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거뒀다.ⓒ 킹엔터테인먼트

‘흥행’은 잃었지만 ‘대중’은 얻었다.

‘셀럽’ ‘CF스타’ 고소영을 따라다니던 꼬리표였지만 이번 드라마로 ‘배우 고소영’의 입지를 다시금 확고히 한 분위기다. 시청률에서는 다소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지만, “대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다”는 그의 바람은 이루어졌다.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로 10년 만에 복귀한 고소영이 ‘심재복’이라는 인물을 말끔히 소화해 내며 성공적인 마무리를 거뒀다. 극 초반 연기력과 관련해 다소 잡음이 있었지만 끝까지 흔들림 없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역시 고소영’이라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극중 고소영이 맡은 역할은 말 그대로 ‘아줌마’였다. 흔한 캐릭터일 수는 있지만 데뷔 이후 수십 년 간 ‘스타’ ‘여신’으로 군림한 고소영의 아줌마 변신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그는 복귀를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중들이 나에게 가진 오해의 시선이 많은 것 같다. 나도 집에서는 평범한 아줌마다. 그런 솔직한 모습으로 대중에게 한 발 더 다가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랜만에 복귀로 적지 않은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지만 극 초반 흔들리던 연기력은 회차가 거듭될수록 안정세를 찾았고, 이내 미스터리한 극 전개의 중심에서 맏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매번 대본에 입각한 철저한 캐릭터 분석과 안정적인 연기로 그 존재감을 입증했다.

화려했던 고소영을 벗고, 아줌마 심재복으로 빙의하며 시청자들과 소통을 시작했다. 물론 극이 중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다소 강한 캐릭터와 산으로 가는 전개 등이 지적의 대상이 됐지만 고소영은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무게를 지켰다.

다만 ‘완벽한 아내’가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고소영의 복귀작’이라는 대대적인 홍보가 무색하게 됐지만 이는 오롯이 고소영의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다. 물론 드라마 방영을 앞두고 관심몰이에는 성공했지만 이내 첫 방송 후 시청률 하락세로 돌아선 분위기와 맞물려 ‘고소영 효과 없음’ 등 냉정한 평가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드라마가 중후반 돌면서 새로운 재미의 전개가 이어질 것이라던 제작진의 말과는 달리, 기대 이하에 설득력까지 잃은 전개와 캐릭터 표현 등이 시청률 하락세로 이어졌고 결국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시청률은 잃었지만 고소영의 진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많았다는 견해가 높다. ‘비주얼 배우’에서 ‘성숙한 연기자’로 평가를 받았다는 건 그 어떤 것보다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이미지 배우에서 평범한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는 점 역시 고무 적이다.

고상하고 럭셔리한 이미지의 핸디캡을 딛고 일어선 고소영. 오랜 만에 사이다 캐릭터로 ‘갓재복’이라는 평가까지 얻은 고소영은 실 보다는 득이 많았던 활동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연기력 논란으로 제 평가 받지 못했던 고소영은 이제는 차분하고 담담한 캐릭터 표현과 여전히 아름다운 외모로 ‘연기+미모’ 다 되는 배우로 입지를 다지게 됐다. 여전히 연기 카리스마에 있어 ‘파괴력 높은 배우’로 평가 받기까지 다소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지만 ‘배우 고소영’을 남겼다는 점에서 분명히 의미 있는 작품 활동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