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621분’ 실점 잊은 유벤투스 결승가나
모나코 원정에서 2-0 승리 거두며 결승행 눈앞
챔피언스리그 최장기간 무실점은 아스날의 995분
유벤투스가 숨 막히는 수비를 선보이며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유벤투스는 4일(이하 한국시각) 모나코 스타드 루이 II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AS 모나코와의 4강 원정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유벤투스는 일주일 뒤 열릴 홈 2차전에서 실점하지 않는다면 결승행 티켓을 확보하게 된다. 유벤투스의 결승행이 이뤄진다면 2014-15시즌 이후 2년 만이다.
창과 방패의 대결로 많은 관심을 받은 경기다. 라다멜 팔카오와 음바페 등 신구 조화가 이뤄진 모나코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를 강타하는 팀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격은 빠르고 날카로워 그들을 막아선 팀들이 속속 쓰러졌다.
유벤투스 역시 만만치 않다. 2년 전 실패를 거울삼아 더욱 강력한 수비 라인을 구축, 이날 경기 전까지 531분 무실점 행진을 이어오고 있었다.
전반 초반은 모나코의 활발한 공격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유벤투스의 두터운 수비벽은 좀처럼 뚫린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쓰리백을 통과해 슈팅 찬스를 잡으면 수문장 지안루이지 부폰 골키퍼가 버티고 있었다.
지속된 공격으로 맥이 빠진 AS 모나코를 상대로 유벤투스의 예리한 역습이 시작됐다. 전반 28분, 모나코의 공격을 끊고 역습에 나선 유벤투스는 다니 알베스의 환상적인 힐 패스를 받은 곤살로 이과인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14분 다시 역습을 전개해 나간 유벤투스는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이번에도 알베스와 이과인의 합작품이었다.
반면, AS 모나코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빠른 공격 스타일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 수비 라인을 깊숙이 내린 유벤투스는 공간 압박까지 더해 모나코를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슈팅 찬스를 내주긴 했지만 완벽히 공간을 차단한 덕분에 어려운 각도에서의 공격 기회가 대부분이었다.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서 8승 3무 중인 유벤투스는 이제 대기록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챔피언스리그에서 무패 우승팀은 9개였고, 13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은 2007-08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9승 4무로 첼시를 꺾고 빅이어를 들어 올린 바 있다.
2000년대 이후 무패 우승은 단 두 차례만 나왔을 정도로 전력이 상향 평준화된 현대 축구에서는 달성하기 무척 어려운 기록으로 통한다. 공교롭게도 이번 4강 1차전서 승리를 거둔 유벤투스와 레알 마드리드는 현재 무패 중이다.
무실점 행진도 눈여겨볼만하다. 조별리그 6경기 중 2경기서 실점한 유벤투스는 지난해 11월 세비야와의 원정경기(3-1승) 이후 지금까지 실점하는 법을 잊었다. 6경기 연속 클린시트 중이며 621분째 실점이 없다.
챔피언스리그 역사상 최장 시간 무실점 기록은 아스날이 보유하고 있다.
아스날은 준우승을 차지했던 2005-06시즌 무려 10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이어갔고 995분 동안 실점하지 않았다. 유벤투스 입장에서 올 시즌 내에 아스날의 기록을 깰 순 없지만 다음 시즌에도 기록을 이어나갈 수 있다. 전제조건은 향후 2경기 무실점, 즉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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