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문재인] '패장' 홍준표‧안철수‧유승민, 낙선 이후 활로 찾을까?
홍, 무너진 보수기반 재건 '절반의 성공'…당내 역할론 전망
안, 정치일선 물러나 재도전 준비…유, 보수후보 단일화 무산 '책임론'
5.9대통령 선거의 패장인 홍준표 자유한국당‧안철수 국민의당‧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정치적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3인의 후보 모두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에게 완패하면서 '황량한' 야권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세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보여준 한계와 가능성은 제각각이다.
무너진 지지기반 재건 '절반의 성공'…"당 복원에 만족"
우선 홍 후보는 대권을 거머쥐진 못했지만, 20%가 넘는 득표율로 2위를 차지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및 구속으로 무너진 지지기반을 세우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홍 후보도 "한국당을 복원하는데 만족하겠다"고 말했다.
더욱이 보수진영 후보가 힘을 쓰지 못하는 '좌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막판 보수 결집으로 대역전극의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에 한국당을 수습할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서 홍 후보가 당헌 104조의 '당무우선권'을 통해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13명을 복당시키고 친박(친박근혜)계 징계해제 조치를 두고 당권 장악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홍 후보는 대선 과정에서 "당권 도전은 생각도 없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당원들의 '역할론'요구를 거부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치 일선 물러나 재도전 준비할 듯…"변화 위해 노력할 것"
3위를 기록한 안 후보의 정치적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당분간 '자연인' 신분으로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 출마와 함께 의원직을 사퇴해 의정활동도 불가능하다. '재도전을 위한 정치 휴지기'를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10일 오후 당 수습책을 논의하는 회의에서 안 후보의 향후 거취와 역할에 대해서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안 후보는 이날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고 패배를 시인했지만,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내일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일각에선 정계은퇴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하지만, 안 후보 측은 "그렇게 극단적 선택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실제 안 후보도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향후 정치재개를 예고했다.
보수후보 단일화 무산 '책임론'…"개혁보수 새희망 찾아"
유 후보는 한 자릿수 득표를 얻는데 그쳤지만, 보수정치의 확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함께 받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 미래의 정치인, 경제전문가 이미지를 심어준 것도 부수입으로 꼽힌다.
다만 보수후보 단일화 무산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선 막판 소속 의원 13명이 집단탈당하는 사태를 겪기도 했다. 유 후보도 "힘들고 외로운 선거"라고 했다.
유 후보는 이날 패배를 인정하며 "개혁보수의 길에 공감해주신 국민 덕분에 새희망의 씨앗을 찾았다"고 말했다. 당장 흐트러진 당 전열을 정비해야하는 무거운 짐을 안고 있다. 일각에선 보수진영 차기 대선후보로 단독 조명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