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차기 당권은 누구에게? 박지원 vs 손학규 vs 제3인물
11일 지도부 총사퇴, 16일 새 원내대표 선출 등 지도부 개편 발 빠르게 나서
향후 헤게모니 싸움 '안갯속'…'어대박', '이대손' 등 우스갯소리도
11일 지도부 총사퇴, 16일 새 원내대표 선출 등 지도부 개편 발 빠르게 나서
향후 헤게모니 싸움 '안갯속'…'어대박', '이대손' 등 우스갯소리도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했던가. 제19대 대통령선거에 참패한 국민의당이 발 빠르게 지도부 개편에 나섰다. 정치권은 벌써부터 '원내 제3당'이자 '캐스팅보트 정당'의 주도권이 누구에게 주어질지에 대한 소문과 추측이 무성하다.
10일 오후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이어 11일 오전 국민의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민의당은 '포스트 대선' 체제에 돌입했다. 지도부 총사퇴에 앞서 사퇴 의사를 밝힌 박지원 전 대표와 달리 '차점자'였던 문병호 전 최고위원과 황주홍 전 최고위원 등이 지도부 총사퇴에 반대했지만 결국 최고위는 총사퇴를 의결했다.
관건은 추후에 구성될 지도부다. 당장은 현 원내대표인 주승용 대표가 대표직무대행으로 당을 이끈다. 주 원내대표는 빠른 시일내에 치르기로한 차기 원내대표 선거까지 이날 마지막 최고위에서 선출된 장병원 선거관리위원장과 함께 당 지휘봉을 잡는다. 선출된 차기 원내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구성된 비대위는 당 정상화와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를 대비한 전당대회 준비에 나서게 된다.
정치권은 현재의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추후 구성될 당 지도부를 둘러싼 헤게모니 싸움에 크게 세 세력이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는 세력간 알력은커녕 특정인을 위시한 세력화에도 선을 긋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어대박', '이대손' 같은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어대박', 어차피 대표는 박지원 밖에 못한다
차기 헤게모니 싸움에서 승기를 잡을 것으로 가장 유력한 주자는 아이러니하게도 당 대표를 사퇴한 박지원 전 대표다. 무엇보다 당이 대선에서 참패하고, 아직 정권 초반이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상당한 의지와 국민적 지지를 가지고 국정을 운영하려는 상황에서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이 '결국은 박지원밖에 없지 않느냐'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당내 호남 중진들의 반발이 불보듯 뻔하기에 조심스럽다. 40여 석 내외의 작은 정당이 이리저리 갈라져 싸우는 모양새는 전략적으로도 당 내부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직전 당 대표로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는 점은 곧바로 다시 일선에 등장하기엔 부담스러운 '딱지'다.
'이대손', 이제는 대표는 손학규다.
'박지원 천하'일 것만 같았던 국민의당에 이번 대선을 거치면서 박 전 대표에 버금가는 '거목' (巨木)이 등장했다. 바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다. 손 전 대표는 비록 안철수 전 대표와의 대선 경선에서 참패했지만 안 전 대표의 대선을 몸소 도왔고 당내 몇 안 되는 '큰어른'이다.
특히 손 전 대표는 정치경험은 물론 경기도지사 등 행정 경험도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무엇보다 '개혁', '개헌'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드러내며 앞으로도 '역할'을 계속할 뜻을 분명하게 내비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헤게모니 싸움의 복판에 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너무 늙었다'는 평가와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은 굴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쇄신론', '호남중진론' 등도…
박지원·손학규 전 대표 등 한 세대를 풍미한 굵직한 거목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인물이 전면에 등장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른바 '쇄신론'이다. 국민의당 소속 젊고 능력있는 참신한 비례대표들을 전면에 내세워 '창당 초심'을 되새기며 국민의 지지를 유도해야한다는 논리다. 저변에는 이번 대선의 패배가 '안철수 후보의 주변 기존 정치인들의 과다노출' 때문이라는 이유도 담겨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아예 외부 인사를 영입해 당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체 의원 중 3분의 2에 가까운 숫자가 호남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제는 호남의 중진 의원이 당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호남중진론'도 있다. 대선에서 호남의 선택조차 받지 못한 당이 호남과의 관계부터 복원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호남 재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 이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예측과 달리 안철수 전 대표 본인이나 김종인 전 대표, 김한길 전 위원장 등 전혀 의외의 인물이 대두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한 당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차기 당내 주도권 싸움을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면서 "전대를 통한 대표 선출까지 최소로 잡아도 두 달 이상의 시간이 남은만큼 상황에따라 얼마든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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