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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발 흔들기’에 좌초 위기 빠진 '국민의당호'


입력 2017.05.12 16:20 수정 2017.05.13 00:12        고수정 기자

민주당, 국민의당에 내각 지분 할애해 '세력 흡수' 의도

지방선거 겨냥 호남권 탈당 가능성…"정치공작" 내부 단속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당호(號)가 좌초 위기에 빠졌다. 대선 패배 후 선장을 잃는 등 내부부터 무너지자 더불어민주당의 흔들기가 본격화된 모양새다. 지도부 사퇴로 당 쇄신을 추진하고 내부 결속에 나섰지만, 세력 이탈 가능성은 쉽게 닫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승리 이후 ‘한 뿌리’라는 이유를 들며 국민의당의 세력 흡수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선 모습이다. 대통령을 배출한 여당이자 원내 1당이지만 국회의원 의석수가 과반에 미치지 못해 법안 의결정족수(재적의원 과반 출석·출석의원 과반 찬성)도 민주당 단독으로는 확보가 어렵다. 즉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것. 이에 따라 여소야대 구도를 타계하기 위한 민주당발(發) 정계개편이 급물살을 타고, 첫 번째 대상은 국민의당이 될 거라는 관측이 힘을 얻어 왔다.

국민의당 흔들기에 총대를 멘 사람은 송영길·박영선 의원이다. 송 의원은 11일 BBS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선거 전부터 나는 일관되게 국민의당과 협력을 주장했다”며 “국민의당은 뿌리가 같은 당이고, 협력해서 개혁을 함께 추진하는 게 지지자들의 의견과 일치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다른 정당의 당적을 갖고 있더라도 그 당적을 보유한 채 함께 일하겠다’고 말했다”며 “국민의당과 민주당은 형제 당으로서의 우애를 얼마만큼 잘 지켜나가느냐, 이것이 호남 분들이 바라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에는 현재 ‘문 대통령이 2~3명에게 내각 참여를 권유했다’는 설(說)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정가에서는 현 정부와 민주당이 내각 지분을 국민의당에 일정 부분 할애, 민주당 정치적 영향력 안에 국민의당을 두려는 것으로 설의 진의를 해석한다.

특히 당이 호남에 뿌리를 두고 출범했지만, 이번 대선 결과 호남에서 전패한 만큼 호남 의원들의 민주당 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 간 이합집산이 가속화할 경우 이탈 가능성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민의당 사정에 정통한 익명의 정치평론가는 12일 본보에 “민주당이 120석밖에 의석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임의적인 정계개편은 할 수 없다. 이미 물밑으로는 국민의당 내부, 특히 호남 출신을 다 흔들어놨을 것”이라며 “국민의당 의원들 입장에서는 지역구 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이들은 당장 본인들의 ‘목숨’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의원들은 기초의원들이 자기 수하에 없으면 아무 것도 못 한다”며 “바른정당 13명 의원들이 왜 그랬겠느냐. 자신의 눈앞에서 조직이 흔들리는 걸 봤는데 어떻게 남느냐. 비난을 받더라도 앞날을 보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당 내부에서 결속에 나섰다. 원내 당무부대표인 최경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부대표단 및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협치와 연정의 바른 방식이 아니다. 야당을 여당과 정부의 거수기나 2중대로 몰아가려는 아주 잘못된 태도”라며 “장관직을 갖고 야당을 분열시키려는 저급한 정치공작”이라고 힐난했다.

최 의원은 “민주당 발언도 불쾌하다. ‘한 뿌리 발언’은 다시 들어오라는 것에 불과하다”며 “우리 당은 변화와 미래라는 확실한 (가치가) 있다. 민주당은 착각에서 벗어나야 하고, 정치공작적 냄새 그만 풍기고 진짜 협치와 연정의 길로 나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주승용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도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개별적으로 (입각 제안)하는 것은 의원 빼내가기 내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보이기에 공식적으로 의뢰하는 게 맞다”면서 “사전에 연정이나 협치에 대한 인사뿐 아니라 모든 면에 있어서 사전합의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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