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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 새 적용 코앞인데" 토종 보험사 내실 어쩌나


입력 2017.05.17 06:00 수정 2017.05.17 06:38        부광우 기자

새 회계기준 공개 임박…보험사 부채 증가 불가피

덩치만 큰 국내 보험사들…자금 수혈 '바쁘다 바빠'

조용한 외국계 보험사들…지급여력비율 톱10 싹쓸이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여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RBC)비율에서 현재 외국계이거나 과거에 외국계였던 보험사들이 상위권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보험사들의 재무 평가에 한층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새 국제 회계기준(IFRS17) 공개가 임박하면서 보험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보험사들의 위상을 판단해 온 지금까지의 시각에서 벗어나, 안정성부터 따져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더욱이 IFRS17 적용을 앞두고 국내 대형 보험사들이 자금 수혈에 혈안인 반면,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자본 여력이 충분한 외국계 보험사들은 조용한 모습으로 대비를 이루고 있어 이 같은 목소리는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오는 19일 IFRS17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기준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IFRS17가 2021년에 본격 적용되면 국내 보험사들의 부채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IFRS17이 시행되면 지급해야 할 보험금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 방식은 현행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된다. 이에 따라 가입 당시 금리를 반영해 부채를 계산해야 하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이 늘어난다.

이 때문에 최근 국내 대형 보험사들까지 자본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생보업계 2~3위인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을 통해 각각 5000억원과 5억달러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섰다. 손보업계 2위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대해상과 동부화재도 각각 3000억원, 40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금을 늘릴 계획이다.

반면, 국내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보험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영업 규모는 비교적 작은 편이지만 재무 상태는 오히려 탄탄해 급하게 자본을 늘릴 필요가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보험사들의 보험금 지급 여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RBC)비율 상위권은 현재 외국계이거나 과거에 외국계였던 보험사들이 휩쓸고 있다. 아직 신생 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을 제외하면 RBC비율 톱10 보험사 가운데 8곳이 이 같은 사례였다. 국내 보험사들 중에서는 생명·손해보험업계 선두 보험사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만 이름을 올리며 체면치레를 했다.

지난해 말 기준 RBC비율 상위 10개 보험사는 에이스손해보험(410.7%)·AIG손해보험(404.3%)·PCA생명(352.9%)·BNP파리바카디프생명(334.6%)·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333.6%)·삼성화재(333.3%)·ING생명(319.2%)·라이나생명(316.0%)·삼성생명(302.1%)·푸르덴셜생명(275.7%) 등이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에서는 유동성과 자본 여력 등 재무 건전성을 기준으로 보험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자본 등 외형으로 보험사의 순위를 매겨온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여력이 충분한 보험사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몸집 키우기에 주력해 온 보험사들의 경쟁 방향이 앞으로는 안정성 위주로 바뀔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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