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임시국회 시금석 될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 회동
일방통행식 국정운영, 일자리추경, 인사내용 등에 쓴소리 예상
문 대통령, 야당의 '허니문' 공감대 이끌어낼지 리더십 실험대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5당 원내대표의 오찬회동이 6월 임시국회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6월 임시국회는 문재인 정부 1호 인사인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일자리 추경 등 중대현안들을 다룰 예정이어서 이날 회동 결과가 임시국회 여야 협상 테이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문 대통령은 19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자유한국당 정우택·국민의당 김동철·바른정당 주호영·정의당 노회찬 등 5당 원내대표와 오찬을 함께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새정부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일자리 추경 등 시급한 현안에 대해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희망사항'을 접할 원내대표 중 여당인 민주당은 ‘수평적 당청관계’에 방점을 두면서도 문 대통령의 초반 개혁 드라이브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들의 생각은 다르다. 과도한 발목잡기는 지양하고 사안별로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제1야당인 한국당의 정우택 원내대표는 최근 문 대통령이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국회와의 소통은 뒤로한 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인천국제공항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과 국정교과서 폐기 등을 그 사례로 들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면서 협치를 위해서는 야당과의 소통이 필수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10조 일자리 추경에 대해서도 야당들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이번 회동의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주요 관계자는 “10조의 일자리 추경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두말 하지 않고 협조하겠지만 공무원 등 공공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며 “이미 적자 상태로 들어선 공무원연금을 국민들 혈세로 메우고 있는데 공무원을 늘린다면 향후 국민들 부담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일찌감치 일자리 추경 반대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민의당도 일자리 추경에 대해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선거기간 중‘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점을 반영해 당내 기류도 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조배숙 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공공부문 일자리 추경은) 지속성과 확장성이 없고, 결국 국민에게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일자리는 기업이 시장에서 만들어야 지속성과 확장성을 가진다”고 강조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18일 5·18 민주화운동 기념사에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담아 개헌을 완료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과 국민 여러분의 동의를 정중히 요청 드린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후속 대화가 예상된다.
개헌론자인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국회 개헌특위의 최종 결정에 따를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전날 5·18 광주 민주화 운동 37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광주시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문 대통령의 인사 내용에 대해서도 지적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까지 청와대 인선은 대선 캠프 인사들과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세력, 민주당 인사 위주로 채워지고 있어 대탕평 인사와는 거리가 멀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문 대통령과 야당 원내대표들 간에 일부 현안 인식에서 괴리가 드러나고 있어 오찬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6월 임시국회가 새 정부의 첫 관문인 만큼 '허니문'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면 임시국회 순항이 예상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낭패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특히 107석의 한국당이 틀어져 작심하고 발목을 잡을 경우 문 대통령의
정국운영은 첫 단추부터 꼬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날 오찬 회동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정치력으로 야당 대표들의 공감을 얻어낼지 리더십의 첫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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