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승’ 효과 톡톡 KIA, 투자의 정석
FA 3인방과 외국인 선수 맹활약으로 선두 질주
이들 없었다면 리그 중위권 이하 성적에 그쳐
올 시즌을 앞두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KIA 타이거즈가 고공비행을 내달리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50경기 째를 치른 KIA는 33승 17무(승률 0.660)를 기록, 2위 NC에 3경기 차 앞선 선두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올 시즌 KIA의 달라진 점이라면, 이기는 경기를 확실히 잡고 간다는 점이다. 특히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거포 문제를 해결하며 타선의 힘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는 역시나 ‘100억 원 사나이’ 최형우가 있다. 최형우는 현재 타율 0.345 13홈런 38타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 전 부문에 걸쳐 최상위권에 위치해있으며, 특히나 볼넷은 32개로 리그 선두다. 상대 배터리가 최형우를 얼마나 의식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군 복무를 해결하고 돌아온 ‘키스톤 콤비’ 안치홍과 김선빈의 복귀도 반갑다. 이들 모두 3할 초중반대 타율로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은 이명기 역시 물 만난 고기를 만난 듯 전 소속팀 SK 시절보다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KIA가 이처럼 잘 나가는 이유는, 지켜야할 기존 전력을 고스란히 품에 안은 채 보강이 필요했던 부분에 화룡정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FA 시장에서의 적극성이다.
KIA는 지난 시즌 후 나지완을 4년간 40억 원에 붙들었다. 거품이 범람하는 최근 FA 시장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적절한 액수라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리고 KIA는 최형우에게 역대 최초 100억 원을 안기며 유니폼을 갈아입혔다.
변수도 있었다. 해외 진출이 예상된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이미 실탄을 소진한 KIA는 양현종과 1년간 22억 5000만 원에 계약했다. 이는 팀 동료이자 투수 역대 최고액인 윤석민(4년 95억 원)의 연평균 금액과 딱 맞아 떨어지는 액수였다. 사실상 양현종에게도 최고 대우를 해준 셈이다.
효과는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 이들 FA 3인방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 합산 수치는 5.81에 달한다. 즉, 이들 3명이 리그 평균 선수들보다 약 6승을 더 안겨줬다는 뜻이다.
현재 KIA 성적에서 6승을 빼면 3~4위권 성적에 해당하는데 그만큼 매 경기 살얼음판 경쟁이 불가피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KIA는 헥터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을 모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지급 연봉 대비 효과 면에서는 만족 수준이다.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는 시즌 초반 부진을 뒤로하고 KBO리그 완벽히 적응한 모습이며, 팻 딘도 6승을 기록하며 팀 상승세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KIA 외국인 선수 3명의 WAR 합산은 5.48로 FA 3인방과 맞먹는 수준이다.
따라서 핵심 전력 6명은 11.29 WAR를 합작하고 있다. KIA의 올 시즌 팀 WAR가 16.6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의 비중이 3분의 2가 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직 시즌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지만, KIA의 올 시즌은 적절한 투자가 좋은 예로 불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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