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한달] 등 돌린 제1야당 한국당과 협치 가능한가
출발은 ‘훈훈’ 했으나 한 달 만에 ‘강경모드’로
국정교과서 폐기·4대강 감사에 ‘삐걱’…인사청문회에서 와장창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만 한 달이 흐른 9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 때 협치의 가능성을 보이면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지만 그도 얼마가지 못하고 일찌감치 강경 모드로 전환했다.
여기에 더해 한국당이 새로운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까지 앞두고 있는 가운데 홍준표 전 대통령 후보가 당권을 거머쥘 유력후보로 거론되면서 문재인 정부와의 관계가 소원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작은 ‘훈훈’ 했으나 한 달 만에 ‘강경모드’로
문재인 정부는 시작부터 여소야대 국면으로 시작해 여당 못지않게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다.
이에 107개의 원내 의석수를 보유한 한국당은 집권여당의 지위는 내줬지만 제1야당으로 여당 못지않은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 점을 인식하고 지난달 10일 취임 일성으로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 직후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를 찾아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과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찾았다. 이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행보로 한국당의 협치 없이는 국정운영을 불가능하다는 점을 투영한 대목이다.
이어 취임 9일째 여야 5당 원내대표 청와대 오찬회동을 가지면서 한국당도 문 대통령의 소통과 협치에 대한 노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던 국정교과서 폐기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 카드를 문 대통령이 꺼내들면서 당시 집권여당이었던 한국당이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
문 대통령이 꺼내드는 카드 마다 다소 한국당의 기조와 정책 방향과는 정반대인 부분들이 많았고, 추진에 앞서 사전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행동이 부족해 한국당으로서는 문재인 정부의 협치 의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그러다 인사청문회를 계기로 한국당은 완전히 돌아섰다. 문 대통령이 내세웠던 5대 인사원칙이 1호 인사였던 이낙연 국무총리의 인사청문회에서부터 무너졌기 때문이다.
미술교사였던 이 총리의 부인이 강남지역 학교를 배정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던 문제가 사실로 확인되면서 한국당이 부적격 인사로 인준을 거부했지만 국민의당의 인준에 찬성하면서 이 총리의 인준안이 통과됐다.
이에 ‘울고 싶었는데 뺨 맞은’ 한국당은 초강경 태세로 변환했고, 연이어 이어진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날선 검증을 이어가고 있다.
또 문 대통령의 핵심공약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추경안에 대해서도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쉽게 통과되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당 전대, 홍준표 유력…협치 가능할까
오는 7월 3일 치러질 한국당의 전당대회도 문재인 정부와 관계설정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 당권 후보로 ‘강한 야당’을 내세우고 있는 홍준표 전 대통령 후보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홍 전 후보는 대선기간 내내 문 대통령에게 공세를 퍼부웠고, 대선 패배 이후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보수적통 정당으로 나락으로 떨어진 보수세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목적에서도 문재인 정부를 향한 홍 전 후보의 거센 공세가 예상됨에 따라 쉽게 관계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문 대통령과 참모들이 야당과의 소통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며 “협치의 본질은 야당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것이고, 야당이 수용여부를 떠나 항상 상의하려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