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에 주력?' 브라질 아르헨티나, 숙제만 한 짐
네이마르 빠진 브라질, 못내 그리웠던 공백
삼파올리 감독 데뷔전서 승리 거둔 아르헨
남미 축구의 양대 산맥 맞대결에서 아르헨티나가 웃었지만 많은 고민거리를 안게 됐다.
아르헨티나는 9일(한국시각) 호주 멜버른의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 후반 45분 가브리엘 메르카도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2년 11월 이후 약 4년 7개월 만에 브라질에 승리하는 기쁨을 누렸다.
‘1.7군’ 브라질, 못내 그리웠던 네이마르 공백
치치 브라질 감독은 이번 아르헨티나-호주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두고 네이마르, 다니엘 알베스, 마르셀루, 카세미루, 마르퀴뉴스, 미란다, 알리송 등 7명의 주전 선수들을 제외했다. 이미 남미 예선에서 본선행을 확정지은 치치 감독은 실험에 좀 더 무게감을 두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날 브라질은 1.7군에 가까운 라인업을 들고 나왔지만 경기력에서는 아르헨티나를 압도했다. 골키퍼부터 포백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모두 평소와 다른 조합으로 나선 것을 감안할 때 대체로 수비 조직력은 안정적이었다. 또, 윌리안-제수스-쿠티뉴로 짜여진 삼각편대도 충분히 아르헨티나 수비를 위협했다.
하지만 네이마르의 공백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네이마르는 3선까지 내려와서 직접 볼을 운반하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가거나 스스로 골로 마무리 짓는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갖춘 에이스다.
윌리안이 오른쪽 측면에서 예리한 돌파에 이은 크로스로 지원 사격에 나섰으며, 제수스가 분전했지만 브라질은 결과적으로 무득점에 머무르며 치치 감독 체제 이후 첫 패배를 맛봤다.
특히 후반 17분 제수스와 윌리안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삼파올리 데뷔전, 이겼지만 전술과 상극인 스쿼드는 고민
아르헨티나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의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점에 의의가 있다. 상대는 라이벌이자 FIFA랭킹 1위 브라질이었으며, 전임 바우사 감독의 아르헨티나와 비교할 때 경기력은 일정부분 향상된 게 틀림없다.
삼파올리 감독은 매우 공격적이면서도 많은 활동량과 강한 압박을 추구한다. 칠레 대표팀 시절을 포함, 지난 시즌 세비야에서도 무게중심을 공격으로 기울였다.
실제로 앙헬 디 마리아가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할 만큼 밸런스는 공격에 맞춰져 있었다. 물론 디 마리아의 왼쪽 윙백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디 마리아는 아르헨티나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공격 지향적인 전술은 오히려 불안감을 야기했다. 아르헨티나는 풍부한 공격진에 비해 유능한 수비 자원이 매우 빈약한 축에 속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르헨티나는 후반 들어 기동력이 떨어졌고, 압박이 느슨해지면서 브라질에게 많은 공간을 허용했다. 측면 수비도 매우 부실했다. 윌리안은 화려한 발재간과 반 박자 빠른 크로스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흔들었다.
여전히 의문부호가 따르는 것은 삼파올리 감독의 전술과 현 스쿼드 간의 간극이다. 체력이 좋고, 많은 활동량과 헌신적인 선수들이 현재 아르헨티나 스쿼드에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이 삼파올리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한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루카스 빌리아, 에베르 바네가는 이러한 유형과는 정반대이며, 리오넬 메시 역시 활동량이 지나치게 적다.
심지어 이날 아르헨티나는 전반 45분 약간 운이 섞인 메르카도의 득점을 제외하면 인상적인 공격 기회를 자주 연출하지 못했다.
앞으로 삼파올리 감독이 현재의 문제점을 어떻게 줄여나가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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